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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환의 월드줌人] 폭우 속 옷 뒤집어쓰고 숙제…'가족 행복' 꿈꾸는 필리핀 소녀

입력 : 2018-07-16 13:00:00 수정 : 2018-07-15 12:0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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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과 거리로 쫓겨난 필리핀의 어린 여학생이 내리는 폭우 속에도 더 나은 미래를 꿈꾸며 숙제 중인 모습이 발견돼 많은 이들의 가슴을 찡하게 하고 있다.

소녀는 반드시 공부로 성공해 가족들을 부양하겠다는 당찬 포부도 밝혔다.

지난 15일(현지시간) 영국 데일리메일 등 외신들에 따르면 최근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에서 옷을 뒤집어쓴 채 숙제 중인 엘라인 돌포(8)가 지나가던 시민 로란도에게 발견됐다.

 

필리핀 수도 마닐라의 한 아파트 단지 인근 도로에서 폭우 속 옷을 뒤집어쓴 채 숙제 중인 엘라인 돌포(8·사진)가 지나가던 시민 로란도에게 발견됐다. 엘라인은 ‘가족 행복’이라는 밝은 미래를 꿈꾸고 있으며, 반드시 공부로 성공해 가족들을 부양하겠다는 당찬 포부를 밝혔다. 엘라인의 아버지는 택시기사였으나 몸이 아파 일을 그만뒀으며, 방값을 내지 못하면서 이들 가족은 얼마 전 거리로 쫓겨났다. 영국 데일리메일 홈페이지 캡처.


엄마 엘렌(40)과 어린 여동생 알렉산드라(4)가 길에 누워 잠든 사이 엘라인은 내리는 빗속 종잇장이 젖는 것을 막고자 자기 옷을 뒤집어쓴 채 거리에 엎드려 학교 숙제를 하던 중이었다. 최대한 옷으로 책이 젖는 것을 막으려 움직이는 엘라인의 모습이 애처롭다.

초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인 엘라인은 공부로 성공해 가족들을 부양하겠다는 꿈이 있다. 그의 아버지(42)는 택시기사였으나 몸이 좋지 않아 일을 그만뒀으며, 방값을 내지 못해 얼마 전 일가족이 거리에 나앉은 것으로 알려졌다.

뜨거운 여름 거리에 나온 것만으로도 힘든데 폭우까지 쏟아져 이들의 육체·심리적 고통은 더욱 커져만 갔다.

엘라인은 포기하지 않았다. 그는 자신을 발견한 로란도에게 “학교 성적으로 1등을 해서 나중에 좋은 직업을 갖고 싶다”며 “가족들을 편하게 해주고 싶다”고 말했다.

로란도는 “우리 아이들에게도 소녀의 영상을 보여줄 생각”이라며 “마음 편히 학교에 다니고 공부하는 게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엘라인은 반드시 성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매우 헌신적이고 밝은 성격의 소유자”라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로란도는 “온갖 어려움 속에서도 학교 공부와 숙제를 최우선으로 여기는 자세는 모두에게 영감을 불어넣어 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김동환 기자 kimcharr@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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