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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희정 부인 법정 증언… ‘위력행사’ 진실공방

입력 : 2018-07-13 21:51:05 수정 : 2018-07-13 21:5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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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은씨, 새벽 4시 침실 들어와… 남편 위험 빠뜨릴 수 있다 생각도”/ 김씨 측근 “安에 존경심 있는 듯… ‘내 사장은 내가 지킨다’ 메시지” / 피해자측 “증언 노출로 2차 피해”… 전성협도 “침실에 안 들어가
“김지은씨가 남편(안희정 전 충남지사)을 위험에 빠뜨릴 수 있겠다고 생각했다.”

안 전 지사의 부인 민주원(사진)씨는 13일 서울서부지법 형사합의11부(부장판사 조병구) 심리로 열린 안 전 지사 사건 제5회 공판기일에서 담담한 목소리로 이같이 말했다. 민씨는 이날 오후 피고인 측 증인으로 법정에 출석해 이른바 ‘상화원 사건’ 등 이전 재판에서 나온 증언들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상화원 사건은 피해자 측 증인 구모씨가 3차 공판에서 민씨와의 통화 내용을 공개하면서 알려졌다. 당시 구씨는 안 전 지사 부부가 지난해 8월 충남 보령군 죽도 상화원 리조트에 중국대사 부부를 초빙했을 때 김씨가 새벽에 부부의 방에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두 사람을 지켜봤다고 들었다고 했다.

피고인 측 변호인이 상화원 사건에 관해 묻자 민씨는 “새벽 4시쯤 누군가 문을 살그머니 열고 들어와 침대 발치에서 내려다봤다”며 “현관은 잠겨 있었고 올라올 사람은 1층에 있던 김씨밖에 없었다”고 증언했다. 그는 또 “피고인이 ‘지은아, 왜 그래’라고 부드럽게 물어봐서 불쾌했다”고 털어놨다.

민씨는 이어 “피해자가 피고인을 이성으로 좋아한다는 걸 전부터 알고 있었다”며 “공적업무수행을 내가 어찌할 수 없어 수개월간 불쾌함을 감췄다”고 증언했다. “상화원 사건 이후에도 남편을 의심해 본 적은 없다”고 말할 때는 눈물을 보이기도 했다.

민씨는 또 “지난해 7월 안 전 지사의 출근길에 따라나가다 김씨를 처음 봤다”며 “‘지사님’ 부르는데 첫 느낌에 오랜만에 애인을 만나는 여인의 느낌(이었다)”고 했다. 그는 또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수행할 때 여성지지자들을 다가오지 못하게 하고, 심하게 대해서 지지자들 사이에서 ‘마누라 비서’로 불린다고 들었다”고도 했다. 안 전 지사는 시종일관 고개를 푹 숙인 채 눈을 감고 있었다.

수행비서 성폭력 의혹으로 재판 중인 안희정 전 충남지사가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법에서 열린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오전 재판에는 김씨와 ‘오누이’라고 불릴 정도로 친하게 지냈다고 알려진 성모씨가 피고인 측 증인으로 나왔다. 성씨는 김씨가 지난해 7월과 9월 러시아·스위스 출장 당시 자신에게 보낸 문자에서 ‘ㅋㅋㅋㅋㅋ’ 등으로 웃음을 표현한 것을 두고 “김씨는 기분이 좋을 때 키읔을 많이 쓴다”고 설명했다. 안 전 지사는 이 두 차례 출장 도중 김씨에게 업무상 위력에 의한 간음을 저지른 혐의를 받고 있다. 성씨는 김씨가 ‘내 사장은 내가 지킨다’, ‘큰 하늘이 나를 지탱해주니까 믿고 가면 된다’는 메시지를 보낸 적도 있다고 밝혔다. ‘사장’과 ‘하늘’이라는 단어는 모두 안 전 지사를 가리키는 말로 보인다. 성씨는 김씨가 안 전 지사를 이성으로 봤느냐는 질문에는 “그렇다기보단 아이돌을 바라보는 팬심이나 존경심이었던 것 같다”고 답했다.

이날 신문에 앞서 피해자 측 변호인은 “피고인 측의 증언이 노출되면서 2차 피해가 심각하다”며 “검찰 측 증인은 비공개로 신문했는데, 피고인 주장에 부합하는 일부 증언만 보도되고 있다”고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김씨를 지원하는 전국성폭력상담소협의회는 민씨 증언과 관련, 언론에 문자를 보내 “김씨는 다른 일이 일어날 것을 수행비서로서 막기 위해 옥상으로 올라가는 곳에서 대기하고 있었을 뿐, 안 전 지사 부부 침실에 들어간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 상화원에 함께 간 다른 여성이 안 전 지사에게 보낸 문자를 자신의 수행용 휴대전화로 수신했는데, ‘옥상에서 2차를 기대할게요’라는 내용이어서 이를 막으려고 했다는 주장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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