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생각대로만은 되지 않았다. 이후 나선 3번의 월드컵에서 번번이 조별예선에서 탈락하고 만 것. 심지어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 이반 라키티치(30·FC바르셀로나), 마리오 만주키치(32·유벤투스) 등 세계적 선수들을 보유했음에도 연이어 실패를 맛봤다. 덩달아 자국 축구 제2의 전성기를 만들 것이라 기대됐던 크로아티아의 ‘황금세대’도 계속 나이를 먹어갔다.
이런 크로아티아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오랫동안 기다렸던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12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잉글랜드에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크로아티아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앞)가 12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
경기 시작 3분 만에 잉글랜드가 선제골을 뽑아내며 예상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키런 트리피어(28·토트넘)가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수비벽을 절묘하게 넘겨 골망을 꿰뚫었다. 크로아티아는 16강전, 8강전에 이어 또 한번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리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마지막 월드컵 도전에 나선 크로아티아의 베테랑들은 좌절 대신 포기하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 모드리치, 라키티치가 버티는 중원을 중심으로 착실하게 잉글랜드를 압박하며 주도권을 잡아갔고, 결국 후반 23분 이반 페리시치(29·인터 밀란)의 동점골로 경기를 연장전으로까지 끌고 갔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월드컵 도전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16일 0시(이하 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릴 결승의 상대는 벨기에를 꺾고 올라온 프랑스다. 크로아티아는 1998년 대회 4강전에서 프랑스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작은 나라, 큰 꿈’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회에 나선 크로아티아로서는 20년 전 회한을 남긴 상대를 격파하고 꿈을 완성할 수 있는 기회다.
반면,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52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크로아티아의 벽에 막혔다. 잉글랜드는 14일 오후 11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벨기에와 3~4위전을 치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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