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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gain 연장 역전’ 크로아티아 … 프랑스와 ‘Again 1998’

입력 : 2018-07-12 21:29:45 수정 : 2018-07-12 21:29: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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잉글랜드 꺾고 사상 첫 결승 진출 크로아티아는 월드컵 역사에 길이 남을 돌풍을 만들어낸 팀 중 하나다. 유고슬라비아 연방 해체 후 첫 출전한 1998년 프랑스월드컵에서 단숨에 3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했기 때문이다. 다보르 슈케르, 즈보니미르 보반, 로베르트 프로시네치키 등 스타들이 그라운드를 뛰어다니며 신생국의 체크무늬 국기를 전 세계에 알렸다. 이때만 해도 뛰어난 기술과 좋은 신체조건을 갖춘 크로아티아가 긴 시간 동안 세계 축구의 강호로 남을 것을 그 누구도 의심하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대로만은 되지 않았다. 이후 나선 3번의 월드컵에서 번번이 조별예선에서 탈락하고 만 것. 심지어 루카 모드리치(33·레알 마드리드), 이반 라키티치(30·FC바르셀로나), 마리오 만주키치(32·유벤투스) 등 세계적 선수들을 보유했음에도 연이어 실패를 맛봤다. 덩달아 자국 축구 제2의 전성기를 만들 것이라 기대됐던 크로아티아의 ‘황금세대’도 계속 나이를 먹어갔다.

이런 크로아티아가 2018 러시아월드컵에서 오랫동안 기다렸던 성과를 만들어내고 있다. 크로아티아는 12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준결승 경기에서 연장 혈투 끝에 잉글랜드에 2-1로 역전승을 거두고 결승에 진출했다. 

크로아티아 공격수 마리오 만주키치(앞)가 12일 러시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린 잉글랜드와의 2018 러시아월드컵 준결승전에서 연장 후반 극적인 역전 결승골을 터트린 후 환호하고 있다.
모스크바=AP연합뉴스
베테랑들의 투혼이 또 한번의 기적을 만들었다. 애초 이 경기는 잉글랜드의 우세로 평가됐다. 실력에서는 비등했지만 크로아티아 선수단이 덴마크와의 16강, 러시아와의 8강에서 연속으로 연장 승부를 펼친 체력적 부담을 떨쳐버리기 힘들 것으로 예상됐기 때문이다. 특히 주축 선수들의 나이가 대부분 30대로 잉글랜드 주전 선수들보다 4~5살 가까이 많아 체력 문제는 더욱 큰 부담으로 다가왔다.

경기 시작 3분 만에 잉글랜드가 선제골을 뽑아내며 예상은 현실이 되는 듯했다. 페널티박스 정면에서 얻어낸 프리킥을 키런 트리피어(28·토트넘)가 감각적인 오른발 슈팅으로 수비벽을 절묘하게 넘겨 골망을 꿰뚫었다. 크로아티아는 16강전, 8강전에 이어 또 한번 상대에게 선제골을 내주며 불리하게 경기를 시작했다.

그러나 마지막 월드컵 도전에 나선 크로아티아의 베테랑들은 좌절 대신 포기하지 않는 길을 선택했다. 모드리치, 라키티치가 버티는 중원을 중심으로 착실하게 잉글랜드를 압박하며 주도권을 잡아갔고, 결국 후반 23분 이반 페리시치(29·인터 밀란)의 동점골로 경기를 연장전으로까지 끌고 갔다.

연장전에서도 크로아티아 선수들은 투혼을 발휘했다. 체력이 고갈된 상황에서도 한발 더 뛰며 잉글랜드의 공세를 사전에 차단했다. 그리고 마침내 연장후반 4분 역전골이 터졌다. 잉글랜드 진영에서 상대 수비수가 걷어낸 공을 페리시치가 헤딩으로 패스했고, 페널티 지역 왼쪽 뒷공간으로 파고든 만주키치가 왼발 슈팅으로 골네트에 공을 꽂아 넣었다. 이후 10여분의 공방전이 더 이어진 끝에 마침내 종료 휘슬이 울렸다.

이로써 크로아티아는 월드컵 도전 사상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16일 0시(이하 한국시간) 모스크바 루즈니키 스타디움에서 열릴 결승의 상대는 벨기에를 꺾고 올라온 프랑스다. 크로아티아는 1998년 대회 4강전에서 프랑스에 패해 결승 진출이 좌절된 바 있다. 이번 대회에서 ‘작은 나라, 큰 꿈’을 슬로건으로 내걸고 대회에 나선 크로아티아로서는 20년 전 회한을 남긴 상대를 격파하고 꿈을 완성할 수 있는 기회다.

반면, 잉글랜드는 1966년 자국 대회 우승 이후 52년 만의 결승 진출을 노렸지만 크로아티아의 벽에 막혔다. 잉글랜드는 14일 오후 11시 상트페테르부르크 스타디움에서 벨기에와 3~4위전을 치른다.

서필웅 기자 seose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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