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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 재기해' 놓고…"지지층 과민반응" vs "심각한 논의 필요"

입력 : 2018-07-11 09:00:00 수정 : 2018-07-10 21:12: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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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세계-‘문재인 재기해’ 논란①] 너무나 엇갈린 반응 “여성들이 당해온 거에 비해 그렇게 큰일은 아니라고 생각한다.”(신지예 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 “문재인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층들이 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강연재 변호사) “여성계 내부로부터의 시급하고 심각한 논의가 필요하다.”(방송진행자 김어준씨)

지난 7일 서울 대학로에서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시위가 열렸다. 뉴스1
지난 7일 서울 대학로 혜화역에서 열린 ‘제3차 불법촬영 편파수사 규탄 시위’에서 시위 참가자들이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를 외친 것을 두고 너무나 다른 반응이 나오고 있다.

신지예 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와 강연재 변호사는 해당 표현이 큰 문제로 보기 어렵다는 견해를 밝힌 반면 방송진행자 김어준씨는 여성계 내부의 심각한 논의가 필요한 문제라는 인식을 드러냈다.

신지예 전 서울시장 후보. 뉴시스
◆신지예 “그렇게 큰일 아니야”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페미니스트 서울시장’이라는 슬로건을 내걸었던 신지예 전 녹색당 서울시장 후보는 9일 ‘문재인 재기해’라는 시위 구호와 관련, “여성들이 당해온 거에 비해 그렇게 큰일은 아니다”는 견해를 밝혔다.

신 후보는 이날 KBS1 ‘사사건건’에 출연해 “주최 측이 사용한 것이 아니라 일부 참가자들이 쓴 거로 알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신 후보는 이어 “저런 퍼포먼스, 과격함이 과연 문제가 있는지 물어보고 싶다”며 “문제일 수는 있지만, 단순히 일베(극우 성향 온라인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에서 나온 단어일 뿐”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또 “여성들이 왜 저렇게밖에 할 수 없는지, 왜 공포, 분노를 느끼는지 잘 들어봐야 한다”며 “가장 주된 것은 성범죄와 성폭력을 없애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 후보는 시위 참가자들이 얼굴을 가린 것에 대해서도 “불법 촬영물을 반대하는, 없애 달라는 요구이기 때문이다. 내 얼굴 자체가 공공의 영역에서 퍼질 수 있다는 공포를 느끼기 때문”이라며 “(시위 현장에서) 몇몇 남성들이 조롱이나 욕설들을 하기도 한다. 무방비 장소에서 내 얼굴이 클로즈업돼 SNS에서 조롱의 대상이 된다는 공포는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연재 변호사. 뉴시스
◆강연재 “문 대통령 지지층이 좀 과민하게 반응”

지난달 서울 노원병 보궐선거 자유한국당 후보로 출마했다가 낙선한 강연재 변호사도 이날 CBS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에 출연해 “‘곰’이라든지 ‘재기해’ 이 두 단어 가지고 그러는 것 같은데 곰은 왜 혐오 발언인지 모르겠고 귀여운 수준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대통령은 쥐 아니면 닭 이런 것들로 표현이 됐었다”며 “문재인 대통령을 강력하게 지지하는 층들이 좀 과민하게 반응하는 것 같다”고 밝혔다.

강 변호사는 이어 “지금 문재인 대통령을 비하했다, 혐오했다 이렇게 가져갈 것이 아니라 그냥 여성 시민들, 우리 여성들이 바라는 것이 결국은 정책과 법률로써 정부가 강력한 힘을 가지고 해결해 줘야 하는 일들인데 그 권력의 1인자가 대통령이라는 지위에 있는 사람이지 않냐”라며 “그 1인자를 향해서 빨리 해결해 달라는 취지로 이해하면 되지 특정 문 대통령 개인을 혐오했다, 이렇게 보기에는 어려울 것 같다”고 덧붙였다.

김어준. 뉴시스
◆김어준 “여성계 내부 심각한 논의 필요”

반면 방송진행자 김어준씨는 같은 날 tbs교통방송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여성계 내부의 자정의 목소리가 필요하다고 비판했다.

김씨는 이날 “이 집회는 ‘홍대 몰카 수사’가 남성이 피해자라 여성일 때보다 빨리빨리 처리했다는 인식에서 시작했다. 남성이라 빨리 수사했다는 인식에는 동의하지 않지만, 여성이 사회에서 겪어왔던 일상에서의 성차별·성폭행에 대한 문제 인식이 촉발시킨 집회로 이해한다”고 운을 뗐다.

그는 이어 “그 문제의식에는 동의한다”면서도 “그런데 이 집회에서 등장한 구호가 ‘문재인 재기해’다. 유사어로 ‘태일해’, ‘주혁해’, ‘종현해’가 있다. 남성들 자살하라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김씨는 그러면서 “사회적 약자는 연대로 싸우고 연대로 공감하는 것인데 이런 구호는 정반대 효과를 낸다”며 “혹자는 달을 가리키는데 손가락만 본다고 하고, 또 표현의 자유를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달을 피 묻은 식칼로 가리키면 식칼을 먼저 본다”고 지적했다.

김씨는 “표현의 자유는 국가 권력으로부터의 자유를 의미하지 인간의 존엄을 훼손할 수 있는 자유는 아니다”라며 “당연히 전체 여성운동이 그렇다는 것은 아니지만 여성계 내부로부터의 시급하고 심각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주최 측 “사전적 의미로 구호를 사용” 설명

한편 지난 7일 혜화역 인근에서 ‘불편한 용기’ 측이 주최한 ‘제3차 불법촬영 편파 수사 규탄 시위’에서 시위 참가자들은 문 대통령이 지난 3일 국무회의에서 “‘편파수사’ 논란은 사실이 아니다”고 발언한 것을 비판하고 “문재인 재기해”라는 구호를 외쳤다. ‘재기해’는 2013년 서울 마포대교에서 투신해 사망한 고(故)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죽음을 조롱하는 말로 알려져 있다. 주최 측은 “사전적 의미에서 ‘문제를 제기하다’는 의미로 구호를 사용한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김지연 기자 delay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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