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이건희 오른팔 이학수 "MB 측이 다스 소송비 대납 타진, 회장님 사면에 도움 기대" 진술

입력 : 2018-07-10 13:35:00 수정 : 2018-07-10 13:27:43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의 오른팔로 삼성의 모든 일을 진두지휘했다.

이런 이 전 부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다스 소송 비용 대납 여부를 타진해 와 이건희 회장 사면에 도움을 기대하고 응했다"라는 취지의 진술을 한 사실이 공개됐다.

10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정계선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 다스 의혹 재판에서 검찰은 지난 2월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이 제출한 자수서를 공개했다.

이 자수서에 따르면 2008년 하반기에서 2009초 사이 미국의 다스 소송을 맡았던 로펌 '에이킨 검프(Akin Gump)'의 김석한 변호사가 이 전 부회장을 찾아왔다.

김 변호사는 "대통령과 관련한 미국 내 소송 등 법률 조력 업무를 에이킨 검프에서 대리하게 됐다. 대통령을 돕는데 비용이 많이 든다. 이 비용을 청와대에서 마련할 수 없고 정부가 지급하는 건 불법이니 삼성이 대신 부담해주면 국가적으로도 도움되고 청와대도 고마워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또 김 변호사는 이런 제안을 청와대에 했더니 대통령과 김백준 기획관도 그래 주면 좋겠다고 했다"고 했다.

이 전 부회장은 "김석한이 제게 '청와대 법률이슈 대리 비용이라면서 '구체적으로 말할까요'라고 하기에 '나랏일인데 내가 구체적으로 알 필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고 했으며 이후 김 변호사가 몇 번 이 전 부회장 사무실에 들러 다스의 소송 비용 얘기를 했다.

이 전 부회장은 "(이건희) 회장께 그 내용을 보고드렸더니 '청와대 요청이면 그렇게 하라'고 하셔서 김석한에게 삼성이 에이킨 검프 소송 비용을 대신 부담하겠다고 했다"며 "이후 실무 책임자를 불러 김석한에게서 요청이 오면 너무 박하게 따지지 말고 잘 도와주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 전 부회장은 "에이킨 검프가 삼성전자에 청구하면 그 비용을 대신 지급했는데 300만불∼400만불 정도 된다"면서 "본사에서 직접 고문료 형태로 지급하다 미국 법인에서도 별도로 지급하기도 했다는 말을 들은 것도 같다"고 적었다.

이 전 부회장은 다스 소송 비용을 대납한 이유에 대해선 "당시 삼성에서 대통령 측 미국 내 법률 비용을 대신 지급하면 여러 가지로 회사에 도움이 되지 않겠나 기대를 한 게 사실이다"고 했다.

그는 "삼성이 회장님의 사면을 위해 노력하는 분위기는 청와대에도 당연히 전달됐을 것이다. 저희가 소송 비용을 대신 지급하는 게 나중에 사면에도 조금은 도움되지 않겠나 기대가진 게 사실"이라고 인정했다.

이 전 부회장은 해외에 체류하다가 검찰이 자신에 대한 수사에 나섰다는 말에 조기 귀국했다.

이 전 부회장은 "국민적 의혹이 집중된 사건이라 저의 잘못을 솔직히 말씀드리고, 법적 책임을 감당하는 게 옳다고 생각해 조기 귀국했다"며 "당시엔 회사와 회장님을 위한 거라 믿었지만 지금 생각하면 잘못된 판단"이라고 했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