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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고혈압약 발암 파문, 환자 불안 시급히 해소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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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10 00:25:06 수정 : 2018-07-10 00:2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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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주말 식품의약품안전처의 ‘발암물질 함유 의심 고혈압약’ 잠정 판매·제조 중지 이후 첫 진료일인 어제 전국 병원과 약국들에는 “내 약은 괜찮은 거냐”는 고혈압 환자들 문의가 폭주했다고 한다. 이들은 주말 내내 고혈압약을 계속 먹어야 할지 확신하지 못해 발을 동동 굴렀을 것이다. 병·의원들은 홈페이지에 팝업 창을 띄우거나 문자메시지를 보내는 등 대응에 나섰다. 식약처가 판매·제조를 중지한 82개사 219개 고혈압 치료제 가운데 안전성이 확인된 46개사 104개 제품에 대해서는 어제 조치를 해제했지만 환자들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문제의 고혈압약은 중국 저장화하이(浙江華海)사가 제조한 ‘발사르탄’을 원료로 사용한 제품이다. 발사르탄은 혈관을 수축하는 호르몬을 억제해 혈압을 낮추는 성분이다. 식약처의 조치는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이 중국산 발사르탄에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란 불순물이 포함된 것으로 확인돼 회수 중이라고 발표한 데 따른 것이다. NDMA는 세계보건기구(WHO) 국제암연구소(IARC)가 ‘2A’(인간에게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 있는 물질)로 분류한 물질이다. 최근 3년간 중국산 발사르탄의 국내 제조·수입량은 전체의 2.8%(1만3770㎏) 수준이다.

식약처는 지난 7일 219개 제품의 NDMA 검출량과 위해성이 확인되지 않았음에도 모두 판매를 중지했다. 소비자 보호를 위한 예방 차원의 조치라지만 600만명에 이르는 고혈압 환자에게 미칠 파장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지적을 면하기 어렵다. 병원과 약국이 문을 닫는 휴일이었는데도 환자들의 문의 창구를 마련하는 등의 대책도 준비하지 않았다.

무엇보다 중요한 건 고혈압 환자의 불안을 하루빨리 해소하는 일이다. 보건당국은 인터넷에 익숙하지 않아 판매 중지 의약품을 확인하기 어려운 노인 환자나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는 곳에 거주하는 환자들을 위한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처방 변경과 관련한 행동강령 마련 등 면밀한 후속조치로 이번 파문의 후유증을 최소화하는 일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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