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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종택의신온고지신] 업광유근(業廣惟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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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05 23:33:10 수정 : 2018-07-05 23:3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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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뜻깊은 일을 성취하려면 큰 목표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功崇惟志 業廣惟勤)” ‘서경’의 가르침이다. 남북한 간 현안이 속속 합의되고 있다. 향후 일관성에 대한 의구심이 없지 않지만, 남북이 마음만 먹으면 해결 안 될 게 없겠다는 생각이 든다. 왜. 같은 민족이라는 동질성이 있기에 그렇다. 70여 년간 사상과 체제는 다르지만 ‘한민족의 시대 건설’이라는 공통 목표가 바탕에 배어 있다.

도로·철도 협력 등 최근 잇따른 남북 간 합의가 이를 잘 보여주고 있다. 이런 속도와 사안의 무게감이라면 남북통일이 결코 상상 속의 일이 아니라는 기대를 갖게 한다. 6월 말 남북 철도협력 회담이 성공적으로 개최된 데 이어 남북이 개성~평양 경의선 도로와 고성~원산 동해선 도로를 현대화하고 확대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지난 4∼5일엔 평양에서 남북통일농구경기도 가졌다. 경기가 열린 4일은 ‘7·4 남북공동성명’ 46주년이다. 남북한 당국이 분단 이후 최초로 통일과 관련해 합의 발표한 역사적인 공동성명이다. 이 성명은 자주·평화·민족대단결의 3대원칙을 공식 천명했다. 비록 ‘남북 각자 체제 유지용’으로 악용됐다는 부정적 평가가 작지 않지만, 이런 일련의 남북 만남이 쌓여 이젠 끊어진 민족 혈맥이 이어지고 있다.

‘긴 휴전 상태’는 민족 역량의 소모를 초래하기에 하나가 돼야 한다. 그래서일까. ‘손자병법’은 “병법에서 졸렬하게 싸우더라도 속히 끝맺는 게 좋다는 말은 들었어도, 교묘하게 싸우면서 오래 끄는 게 좋은 경우는 본 적이 없다. 무릇 전쟁을 오래하는 데도 나라에 이로웠던 예는 없다(兵聞拙速 未睹巧之久也 夫兵久而國利者 未之有也)”고 예견했나 보다.

답은 명료하다. 북한이 국제사회의 책임 있는 일원으로서 행동하면 경제난 해소에도 도움이 될 터이다. 국제사회도 도움의 손길을 내밀 것이다. 시대의 큰 조류인 개혁·개방을 통해 세계와 함께 호흡해야 한다. ‘노자’의 충언을 되새기길 바란다. “대저 다투지 않기 때문에 천하에 그와 더불어 다툴 수 있는 사람이 없다.(夫唯不爭 故天下莫能與之爭)”

황종택 녹명문화연구원장

業廣惟勤 : ‘큰 목표와 꾸준한 노력이 필요하다’는 뜻.

業 업 업, 廣 넓을 광, 惟 오로지 유, 勤 부지런할 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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