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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 "여기 평양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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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05 17:35:05 수정 : 2018-07-05 17:3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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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보세요.”(서울)

“여보세요.”(평양)

“평양이야?”(서울)

“잘 들리니? 완전 깨끗하게 잘 들리는데, 여기 평양 고려호텔에서 민간 전화하는 거야.”(평양)

“어 깨끗하게 잘 들리는데”(서울)

“완전히 잘 들리네…별일 없지? 밥 잘 챙겨먹고…아이들 잘 챙기고…”(평양)

“맛있는거 사올 수 있으면 사와. 일하는 중이라 끊어야해.”(서울)

“그래 알았어.”(평양)

“끊어.”(서울)

“응.”(평양)
5일 오전 평양에서 시민들이 출근을 하며 거리를 지나고 있다. 평양=사진공동취재단
서울과 평양의 민간인끼리 전화통화가 이어진 순간이었다. 평양에 취재를 간 기자와 서울에서 전화를 받은 기자의 가족은 생생한 통화음질이 새삼 놀라운듯 했다.

남북통일농구 행사 참석차 조명균 통일부장관을 대표로 하는 남측 대표단 101명이 평양을 이틀째 방문 중인 5일, 남측 취재진은 북측이 마련한 전화기로 서울로 시도했다.
남북통일농구경기에 참가한 농구단 선수들이 지난 3일 평양 고려호텔에 도착한 가운데 호텔 관계자들이 박수를 치고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남측 대표단 숙소인 고려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는 북측이 정부 연락 채널 외에도 민간끼리 이용할 수 있는 전화기를 설치했다. 남측 취재진은 이 전화기로 북측 안내대로 ‘0082+국내번호’를 눌러 서울에 있는 가족에게 전화를 걸 수 있었다.

2007년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 2차 남북정상회담 후 11만에 남측 대표단이 평양 땅을 밟고, 공군 마크가 뚜렷한 공군수송기가 평양에 사상 처음으로 내린 데 이어, 평양과 서울에서 민간인끼리 전화까지 연결된 셈이다.

우리 측 정부관계자들도 이 전화로 서울에 있는 가족들과 전화통화를 시도했다. 서울에서 뜻박의 전화를 받은 가족들은 하나같이 신기하다는 반응이었다. 북측은 이 전화기를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도록 했다.

남측 취재진이 평양에 도착했을 때 일일이 짐을 확인하거나 노트북을 들여다 보지도 않았다. 세관 통과 등 입경 절차도 간단했다.

불과 약 한달 반 전과 대비됐다. 지난 5월 말 풍계리 핵실험장 폐기 행사 취재차 남측 취재진이 북한에 들어갈 때 해도 북측 관계자들은 짐을 꼼꼼히 확인했다. 당시 북측 관계자들은 방사능 측정기를 압수했다 돌려주거나, 북한 관련 기사프린트물 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위원장’ 등 호칭없이 ‘김정은’이라고만 쓰인 것이 있으면 압수했다.

김예진 기자, 평양공동취재단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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