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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굿캅·배드캅'?…'비핵화 시간표' 혼선 빚는 트럼프 정부

입력 : 2018-07-04 18:45:53 수정 : 2018-07-04 22:4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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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선 빚는 트럼프 정부 / 볼턴 ‘1년 이내 비핵화’ 주장 반박 / 일각 ‘굿캅·배드캅’ 역할 분담 시각 / 대북정책 강온 노선 갈등 관측도 / 내부 분열 땐 과거 실패 번복 우려 / 폼페이오, 시간표 제시 여부 불확실 / 실제론 北과 줄다리기 가능성 높아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이 5일 북한을 방문해 김정은 국무위원장 등과 만나 북한의 비핵화를 실현하려 담판을 지을 예정이나 도널드 트럼프 정부 내에서 핵심 쟁점 중 하나인 ‘비핵화 시간표’를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미 국무부의 헤더 노어트 대변인은 3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미국이 북한 측에 비핵화 일정과 관련한 구체적인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1년 이내에 북한의 핵무기와 생화학무기 등 대량파괴무기(WMD)와 탄도 미사일 폐기 작업이 완료돼야 한다고 주장한 것을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마이크 폼페이오(왼쪽) 국무장관과 존 볼턴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
노어트 대변인은 볼턴 보좌관의 ‘1년 내 비핵화’ 주장에 대한 국무부의 입장을 묻는 말에 “일부 인사들(individuals)이 시간표를 제시한 것을 알고 있다”고 말해 볼턴 보좌관의 주장을 ‘일부 인사의 사견’으로 치부했다.

볼턴 보좌관은 지난 1일 폭스뉴스 등과의 인터뷰에서 “미국이 핵 및 생화학무기, 미사일 등을 1년 이내에 해체하는 프로그램을 고안했다”면서 폼페이오 장관이 ‘1년 내 비핵화’ 방안에 대해 조만간 북측과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세라 허커비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도 브리핑에서 “볼턴 보좌관은 북한이 비핵화를 결정한다면 탄도 미사일 프로그램이 1년 안에 해체될 수 있다고 했다”고 말해 볼턴 보좌관의 발언이 미국의 공식 입장이라는 점을 시사했었다.

그러나 트럼프 정부에서 대북 정책은 폼페이오 국무장관이 총괄하고 있다. 이 때문에 볼턴 보좌관이나 샌더스 대변인의 발언보다는 폼페이오 장관의 ‘입’ 역할을 하는 노어트 대변인의 말에 무게가 실릴 수밖에 없다. 이번에 세 번째로 북한을 방문하는 폼페이오 장관이 김 위원장 등에게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를 구체적으로 제시할지 불확실해진 것은 사실이다.

북한의 비핵화 시간표를 둘러싼 혼선은 폼페이오 장관과 볼턴 보좌관이 ‘굿 캅, 배드 캅’으로 역할 분담에 따른 결과라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워싱턴 외교가에서는 대북 정책을 둘러싼 두 사람 간 강·온 노선 갈등이 불거진 것이라는 분석이 유력하다. 폼페이오 장관은 대북 대화에 기대를 걸고 있으나 볼턴 보좌관은 대북 협상 무용론에 경도돼 있다.

문제는 트럼프 정부가 북한과 비핵화 시간표에 합의하지 않은 채 비핵화를 실현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트럼프 정부가 역대 미국 정부의 대북 협상 실패를 답습하지 않을 것이라고 공언하고 있지만, 비핵화 시간표가 없으면 과거의 실패를 반복하게 된다.

폼페이오, 이번에도 웃을까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이 5일 북한을 방문한다. 폼페이오 장관(왼쪽)이 지난 5월9일 평양을 방문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악수하고 있다.
세계일보 자료사진
폼페이오 장관이 북한에 비핵화 시간표를 제시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는 것은 대외적으로 북한을 압박하지 않으려는 배려일 뿐이고, 실제로 협상장에서는 구체적인 시간표를 놓고 치열한 줄다리기를 할 가능성이 크다. 폼페이오 장관은 당초 트럼프 대통령의 첫 임기 내인 2020년까지 북한의 주요 비핵화 달성을 목표로 제시했다가 지난달 25일 방송된 CNN 인터뷰에서 “2개월이든 6개월이든 북한 비핵화의 시간표를 설정하지 않으려 한다”고 한발 물러섰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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