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사설] 정권 입맛에 맞춘 4대강 감사 결과 누가 믿겠나

관련이슈 사설

입력 : 2018-07-04 23:48:28 수정 : 2018-07-04 23:48:2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감사원이 어제 4대강 사업에 대한 4번째 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은 “2013년을 기준으로 향후 50년간의 편익과 비용을 분석한 결과, 총 비용은 31조원이지만 총 편익은 6조6000억원에 불과해 비용 대비 편익(B/C) 비율이 0.21로 나타났다”고 극히 부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100원을 투입해 21원어치의 이익을 얻었다는 뜻이다. B/C비율은 1.0을 넘어야 사업 경제성이 있다.

감사원에 따르면 당시 이명박 전 대통령이 “4대강 물그릇(수자원 확보량)을 8억t으로 늘리고, 낙동강 최소 수심을 6m로 하라”고 지시하자, 국토교통부는 지시 근거도 모른 채 ‘4대강 살리기 마스터 플랜’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수심이 6m에 이르면 4대강 사업이 대운하 추진으로 생각될 수 있다고 우려했으나 이 전 대통령 지시로 사업을 강행했다는 것이다. 환경부 역시 4대강 사업으로 보를 설치하면 조류 농도가 증가할 것이라는 예측 결과가 나왔음에도 “조류와 관련된 표현을 삼가 달라”는 대통령실 요청에 따라 공론화하지 않았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에게 과녁을 맞혔다는 비판이 나온다.

4대강 사업은 22조원을 들여 2008년 12월부터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에 보 16개와 댐 5개, 저수지 96개를 만든 사업으로 2012년 4월 완료됐다. 역대 어떤 국책사업도 4대강 사업처럼 많이 감사를 당한 적은 없었다. 이명박정부 때인 2011년 1월 감사원은 1차 감사를 벌여 “4대강 사업이 홍수관리에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박근혜정부 출범 직전 발표된 2013년 1월 2차 감사에서는 “보의 안정성에 문제가 있다”는 부정적인 결과를 내놨다. 2013년 7월 3차 감사에서는 “사업이 대운하를 염두에 두고 진행됐다”고 지적해 정권 입맛에 맞는 맞춤형 감사 결과를 내놓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똑같은 감사원의 감사 결과가 매번 바뀌었으니 감사원 감사를 누가 믿겠는가. 이번 감사에서 적시된 것처럼 비용 대비 편익 비율이 0.21에 불과했다면 왜 감사원은 그동안 침묵했는지 알 수 없는 노릇이다. 권력의 눈치를 봤다고 판단할 수밖에 없다. 감사원의 존재 이유는 공무원의 일탈과 국가예산 낭비를 막는 것이다. 제 할 일은 하지 않고 정치 바람에 휘둘리는 감사에나 급급한다면 왜 감사원이 필요하겠는가.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