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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항공 이어 아시아나항공도…양대 국적항공사 '갑질 논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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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04 16:28:39 수정 : 2018-07-04 16:39: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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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양대 국적항공사인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나란히 ‘갑질’ 논란의 중심에 섰다. 앞서 대한항공이 ‘땅콩 회항’, ‘물컵 사태’ 등으로 갑질 논란을 일으킨데 이어, 아시아나항공이 ‘기내식 대란’과 관련해 납품업체에 갑질을 가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4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직원 1000여명이 모인 카카오톡 오픈채팅방에는 박삼구(73)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의 갑질과 비리가 폭로되고 있다. ‘침묵하지 말자’는 이름의 이 채팅방은 지난 3일 밤 개설된 이후 한도 인원인 1000명을 넘어서 두번째 채팅방까지 개설됐다. 직원들은 채팅방에서 기내식 대란의 원인과 회사 측의 미숙한 대응 실태를 고발하고 있다. 특히 박 회장이 금호타이어의 지분을 확보하기 위해 하청업체에 1600억원 상당의 투자를 요구한 것이 이번 대란의 원인이었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단기간 기내식 공급 계약을 맺은 하청업체 대표가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까지 발생했다. 

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출발을 기다리는 아시아나 항공기들. 연합뉴스
지난 1일 입사한 박 회장의 딸 박세진(40)씨가 금호리조트 상무로 입사한 것과 관련해 ‘낙하산’ 논란도 제기됐다. 가정주부였던 박 상무는 입사 전까지 리조트나 경영 관련 경험이 전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박 상무가 임원에 오른 것은 재벌가 자녀가 아니면 누릴 수 없는 특혜라는 지적이 나왔다. 일부 직원들은 아시아나항공의 하청업체에 대한 불공정 거래, 계열사 부당지원 등의 의혹도 제기하고 있다. 오는 6일 중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박 회장의 갑질 및 비리를 폭로하는 집회도 계획 중이다.

항공업계의 갑질 논란은 대한항공에서 촉발됐다. 2014년 조현아(44)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항공기 회항 사건에 이어 최근 조현민(35) 전 대한항공 전무의 물컵 사태, 이명희(69) 전 일우재단 이사장의 폭언·폭행 논란 등이 대표적이다.

대한항공에 관한 갑질 폭로는 계속되고 있다. 4일 대한항공 조종사 노조와 직원연대 등은 조양호(69) 한진그룹 회장과 아들인 조원태(43) 대한항공 사장이 대한항공 상표권을 계열사에 부당하게 이전해 사익을 챙겼다며 검찰에 고발장을 제출했다. 조 회장이 2013년 회사를 분할하는 과정에서 상표권을 한진칼에 귀속시킨 뒤 대한항공이 매년 상표권을 지급하게 했다는 것이 이들의 주장이다. 현재 조 회장은 해외금융계좌의 잔고를 과세당국에 신고하지 않은 혐의로 5일 영장실질심사를 앞두고 있다.

양대 국적항공사의 잇따른 갑질 논란에 여론은 싸늘한 시선을 보내고 있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국적 항공사의 불미스러운 경영에 국토부와 공정위의 관리 감독하고 있습니까’ ‘대한항공, 아시아나 안전에 관한 청원’ 등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에 대한 청원이 잇따르고 있다. 일부 청원자는 대한항공의 국적기를 박탈해야 한다는 청원을 제기하기도 했다.

이병훈 중앙대 교수(사회학)는 “촛불시민혁명을 계기로 재벌의 갑질에 대해 분노를 표출하고 압박을 가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면서 “이제는 기업이나 사회에 과거의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질서가 요구되고 있다”고 말했다.

권구성 기자 ks@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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