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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의·혁신 현장을 가다] 시장 판도 바꿔놓은 혁신DNA 장착… ‘게임 한류’ 이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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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7-04 03:00:00 수정 : 2018-07-03 21:4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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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는 혁신과 도전 / ‘여러명 동시 즐기는 게임’ 아이디어로 / ‘바람의 나라’ 대히트… 게임 트렌드 바꿔 / ‘듀랑고’ 등 창의적 타이틀 속속 선보여 / 190개국 회원 14억명… 매출 2조 ‘훌쩍’ / 현지화 서비스로 세계 공략 / 2000년대 중반부터 美·日·동남아 진출 / 나라 문화특성 반영… 유저 공감 끌어내 / ‘던전앤파이터’ 中서 동시 500만명 접속 / 데이터·AI 접목 연구개발·투자도 활발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을 자처해 온 한국에 최근 경고등이 켜졌다. 반도체, 디스플레이, 모바일 등 전통적인 강세를 보여온 부문이 중국의 공세 등에 주춤하는 모습이라서다.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선전하는 분야가 있으니 게임업계다. 창의력과 혁신성을 무기로 ‘게임 한류’를 세계시장에 퍼뜨리며 한국 ICT의 미래로 주목받고 있다.

대표주자인 넥슨은 우리나라 인터넷 및 게임산업 태동과 맥을 함께하며 지난 24년간 꾸준히 창의적인 IP(지식재산권)와 신시장을 발굴해 왔다. 어느덧 전 세계 190여 개국에서 약 14억명의 회원을 대상으로 90여종의 게임을 서비스하는 글로벌 게임사로 성장했다. 창립 첫해인 1994년 2억원 수준이었던 매출은 2017년 약 1만배 이상 불어난 2조298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 중 해외 매출액이 1조5110억원으로 전체 매출의 3분의 2(66%)에 달한다. 창립 초기 십수명에 불과했던 직원 수도 지난해 말 기준 5600여명으로 증가했다.
◆혁신 DNA의 시작 ‘바람의나라’

넥슨이 1996년 한국시장에 선보인 ‘바람의나라’는 넥슨의 출발점이자 혁신 DNA의 원형이다. ‘인터넷을 통해 많은 유저와 동시에 즐기는 게임’이라는 작은 아이디어에서 출발한 이 게임은 당시로서는 획기적이었던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의 적용과 PC통신 저변 확대에 힘입어 패키지 게임이 주를 이뤘던 한국 게임시장 판도를 확 바꿔 놓았다. 바람의나라 이후 쑥쑥 성장한 국내 온라인게임 산업은 2017년 기준 4조7000억원을 상회하는 거대 시장이 됐다. 2011년 ‘세계 최장수 상용화 그래픽 MMORPG(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로 기네스북에 등재되기도 한 바람의나라는 올해 출시 22주년을 맞으며 새로운 기록을 써내려가고 있다.

바람의나라로 시작된 혁신 DNA는 넥슨이 매년 PC와 모바일 플랫폼을 아우르는 다양한 장르의 타이틀을 개발하고, 신기술에 대한 적극적인 투자를 하는 원동력이 됐다.

지난 1월 국내 시장에 출시한 ‘야생의 땅: 듀랑고’는 넥슨의 창의적 도전을 상징하는 타이틀 중 하나다. 공룡시대를 배경으로 한 ‘개척형 오픈월드 MMORPG’를 표방하는 이 게임은 2014년 첫 공개부터 새로운 게임성과 독특한 콘셉트로 유저들의 기대를 한몸에 받았다. 정해진 퀘스트를 따라 캐릭터의 능력치를 상승시키고 예상된 결과를 얻는 평범한 게임 방식과 달리 높은 자유도를 기반으로 무한에 가까운 다양한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재미의 포인트다. 이 같은 참신한 재미는 수년의 담금질을 거듭하며 게임의 완성도를 높인 결과다. 최근 MBC와 협업해 한국 최초의 게임 접목 예능인 ‘두니아’에 활용되며 또 한 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

신기술 투자도 활발하다. 넥슨은 지난해 4월 데이터 분석과 인공지능(AI) 분야에 대한 연구개발을 위해 ‘인텔리전스랩스’(전 분석본부)를 설립했다. 넥슨에 축적된 방대한 데이터에 머신러닝을 포함한 인공기술을 접목, 게임에 적용된 부가기능들을 고도화하고 게임 이용자들에게 더욱 높은 수준의 재미와 편의성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

인텔리전스 설립 후 넥슨은 ‘머신러닝 기반의 매치 메이킹 서비스’, ‘게임 영상 인식 기술(CNN for objection detection)을 이용한 어뷰징탐지 솔루션’ 등을 개발해 서든어택, 카운터스트라이크 온라인 등의 게임에 적용했다. 현재 100명 수준인 인력을 연말까지 300명 규모로 확대해 데이터 분석 및 인공지능 기술에 대한 활발한 투자를 지속하며 게임 개발 및 운영에 다양한 혁신적 시도를 확대할 방침이다.
◆창조적 현지화로 해외시장 정조준

바람의나라를 시작으로 크레이지아케이드 비앤비, 카트라이더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국내 굴지의 게임사로 성장한 넥슨은 2000년대 중반부터 중국, 동남아시아, 일본 등 해외시장 공략에 나섰다. 해외시장에 선보인 넥슨의 주력 타이틀들은 글로벌 시장에서 공전의 히트를 기록하며 탄탄한 성장동력이 됐다.

올해 출시 15주년을 맞은 메이플스토리는 전 세계 110여 개국에서 약 1억8000만명의 회원을 확보한 대형 글로벌 타이틀로 자리 잡았다. 넥슨의 간판 타이틀로 성장한 던전앤파이터도 중국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며 2014년 최고 동시 접속자 수 500만명을 돌파하며 중국 최고의 온라인 액션 RPG로 각인됐다.

넥슨 관계자는 해외시장의 탁월한 성과에 대해 “창조적이고 철저한 현지화 서비스가 핵심”이라고 밝혔다. 게임 속 언어만 번역하는 수준을 넘어 각 지역의 문화적 특성에 기반해 현지 유저들이 공감할 수 있는 다양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발굴, 게임에 새로운 생명력을 불어넣어 왔다는 평가다.

메이플스토리의 경우 유럽의 고성, 미국의 ‘자유의 여신상’, 싱가포르 ‘머라이언’ 등 각 국의 랜드마크를 비롯해 ‘칠면조 몬스터’ 등 각 지역 문화를 대변하는 캐릭터들을 선보이며 게임의 재미를 더했다. 게임 한류의 효시로 볼 수 있는 카트라이더와 독창적인 네트워킹 문화를 만든 마비노기 역시 각 지역 유저들의 감성을 자극하는 창의적 콘텐츠들을 적용해 왔다. 베이징의 ‘자금성’, 상하이의 ‘동방명주’ 등의 맵을 개발하거나 고양이를 선호하는 일본 시장에 ‘고양이 섬’ 월드를 추가한 것 등이 대표적이다.

중국에서 히트한 던전앤파이터 또한 춘절, 국경절, 노동절 등 주요 휴가시즌을 겨냥한 대규모 업데이트를 꾸준히 성공시켰다. ‘용’, ‘팬더’ 등 중국 유저들의 취향에 부합하는 전용 NPC(Non-Play Character)를 출시하며 참신한 콘텐츠 개발에 주력했다.

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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