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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 안 조울증 환자의 칼부림… 승객 재치로 피해 줄여

입력 : 2018-07-03 18:31:02 수정 : 2018-07-03 18:3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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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행중인 고속버스 내에서 조울증 환자의 칼부림 사건이 발생했으나 당시 승객 중 일부가 가해자를 재치있게 제압해 더 큰 화를 막은 것으로 나타났다.

3일 경남 하동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1일 오전 11시 50분쯤 하동군 남해고속도로를 달리던 고속버스에서 승객 A(21·여) 씨가 갑자기 주변 승객 B(44) 씨를 흉기로 찌르기 시작했다.

당시 앞자리에서 잠을 자던 승객 이상호(22·전남대 2학년 휴학)씨는 “사람 살려달라”는 비명에 돌아본 후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졌지만 몸을 던졌다.

이씨는 “피해자가 피를 많이 흘리고 있어서 흉기를 뺏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고 당시를 설명했다.

이씨는 바로 A씨에게 달려들어 흉기를 뺏으려고 몸싸움을 벌였으나 극도로 흥분해 저항하는 A 씨를 제압하기가 쉽지 않자 다른 승객을 향해 “도와달라”고 외쳤고 이를 들은 다른 승객 한 명이 달려와 A씨의 한쪽 팔을 잡았으며 뒤이어 버스를 세운 운전기사도 합세해 흉기를 쥔 A씨 손가락을 하나씩 떼 흉기를 떨어트린 다음 A씨를 완전히 제압할 수 있었다.

이어 이씨 등은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관에게 A씨를 인계한 뒤에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이씨는 이날 고향인 경남 고성에서 대학교로 가던 길이었으며 사건은 불과 5∼10분 사이에 벌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자신은 제압 과정에서 버스 좌석에 긁혀 약간의 찰과상만 입었으며 피해자가 무사해 정말 다행”이라고 덧붙였다.

칼부림 피해를 당해 놀라 정차중인 버스 밖으로 피신한 B씨를 보고 주변을 달리던 유순주(47·여)씨는 곧바로 자신의 차 뒷좌석에 태웠다.

유씨는 “피를 많이 흘린 B씨가 위험한 상황이 되지 않을까봐 경찰에 신고한 후 섬진강 휴게소에 들어가 바로 주변에 도움을 요청해 휴게소 직원과 함께 의식을 잃어가는 B씨에게 계속 말을 걸거나 이불을 덮어준 후 도착한 경찰과 119 구급대에 인계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경찰은 용기 있게 나선 이씨와 피해자 구조에 도움을 준 유씨, 일부 휴게소 직원에 대해 감사장을 수여할 계획이다.

경찰은 A씨가 5년 전부터 조울증 치료를 받고 치료제를 복용하다가 올해 초부터 약 6개월간 복용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했으며 A씨에 대해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창원=안원준 기자 am33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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