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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리 끊긴 한국 사회…'굳어가는 천장·바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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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30 14:58:35 수정 : 2018-06-30 14: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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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ECD “한국관리자 자녀는 절반이 관리자…육체노동자 자녀는 25%만 관리자”
관리자 자녀는 2명 중 1명꼴로 관리자 직업을 가졌지만 육체노동자의 자녀는 관리자가 되는 비율이 25%에 그쳤다.

30일 주OECD(경제협력개발기구)한국대표부가 발간한 OECD정책브리핑의 ‘사회이동 촉진방안’ 보고서를 보면 한국의 직업 이동성은 OECD 평균보다 낮았다. 한국 육체노동자의 자녀 중 40%는 육체노동자가 됐고, 4명 중 1명만 관리자가 됐다. 이에 반해 관리자의 자녀는 둘 중 한 명이 관리자가 됐다.

보고서는 직업 이동성이 낮은 이유 중 하나로 한국의 청년 및 여성이 고용시장에서 직면하는 어려움 때문이라고 진단했다. OECD 회원국 중 우리나라 청년(15세∼29세) 고용률은 매우 낮은 편이고, 일하지 않고 일할 의지도 없는 청년 무직자를 뜻하는 니트족(NEET·Not in Education, Employment or Training)의 비율도 높은 편이라고 설명했다. 여성 고용은 장시간 근로와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의 제한적 사용, 질 높은 보육서비스 부족 등으로 제약을 받고 있고, 비정규직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높다고 진단했다.

한국의 ‘생애 소득이동성’도 OECD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한국에서 단기간에 개인의 소득수준이 크게 변하는 경우는 많지 않다고 했다. 특히 최상위 20% 및 최하위 20% 소득계층의 이동성(그래픽)은 제한적이라고 평가했다.

보고서는 “최하위 계층의 낮은 이동성은 노동시장 이중성으로 일부 설명된다”면서 “비정규직 급여는 정규직보다 낮고 고령자는 이른 나이에 주된 일자리에서 이직한 후 비정규직에서 근무하는 경우가 상당수”라고 설명했다. 한국은 소득분포 하위 10%에 속한 가구가 평균소득 가구로 이동하는데 5세대가 걸려 OECD 평균(4.5세대)보다 길었다.

높은 교육열로 한국의 교육 이동성(그래픽)은 OECD 국가 중 가장 높은 수준이었다.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부모의 자녀 중 71%가 고등교육을 받았는데 이는 OECD 평균(63%)보다 높다. 특히 중학교 이하 교육을 받은 부모의 자녀 중 25%가 고등교육을 받았는데 이는 OECD 평균(13%)의 2배에 달한다.

보고서는 “한국의 교육 이동성은 가장 높은 수준이고 소득 이동성은 OECD 평균과 유사하며 직업 이동성은 낮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청년과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기 위한 정책을 강화하고 노동시장 이중구소 해소를 위한 사회보험·직업훈련 확대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구체적으로는 청년을 위해서는 노동시장 진입을 촉진하기 위해 마이스터 직업교육 학교와 일·학습 병행제도를 확대해 학교와 기업의 연계를 강화하고 국가직무능력표준에 적합하게 직업교육 교과를 개편하라고 권고했다. 또 여성의 노동시장 참여를 촉진하기 위해 출산휴가 및 육아휴직 이용을 활성화하고 육아휴직 급여를 인상하라고 주문했다. 동시에 보육서비스 품질 향상을 위해 의무인증제를 도입하고 장시간 근로 등 직장문화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비정규직 문제는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고용보호법제의 격차를 줄이고 비정규직 노동자를 위한 사회보험 적용범위와 직업훈련 확대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보고서는 이동성 촉진방안으로 “부모의 사회·경제적 강점이 자녀에게로 이전되는 것을 당연시해서는 안된다”면서 “국민 복지 증진을 위한 주요 정책을 강화하고 출발선상의 불리한 조건을 완화할 수 있도록 개개인의 권한 및 역량 구축을 위한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세종=이천종기자 sky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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