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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 그룹 중 최연소·첫 4세대 총수…LG 사업재편 방향 주목

입력 : 2018-06-29 19:36:00 수정 : 2018-06-29 19:35: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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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광모 LG그룹 새 총수 등극 의미·과제 / 이사회, 예상 깨고 회장에 선임 / 신성장동력 발굴·사업 고도화 / 경영능력 입증 시험대에 올라 / 조카에 길터준 구본준 부회장 / 일가 형제들처럼 계열분리 전망 재계 4위 LG그룹이 ‘불혹’의 젊은 총수를 맞이했다. ‘4세대 후계자’인 구광모 LG전자 상무는 29일 그룹지주사인 (주)LG의 임시주주총회와 이사회를 거쳐 그룹 회장 자리에 올랐다. 국내 10대그룹 중 ‘4세대 총수’가 등장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 구 회장의 등장은 국내 재벌가의 4세 경영시대가 시작됐음을 의미한다.

구 회장은 이날 이사회에 참석해 정도경영을 승계하며 그룹의 지속적인 성장과 혁신을 약속했다. 재계에서는 LG그룹 안팎에 지배구조 및 사업구조 개편, 성장동력 발굴 등 현안이 산적해 있는 점에 주목, 구 회장의 향후 경영행보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날 재계에 따르면 구 회장이 LG 대표이사로 오르면서 LG의 사실상 총수로 인정받았다. LG는 2003년 지주사체제로 전환했고 (주)LG가 그룹을 모두 지배하는 구조다.

1978년생인 구 회장은 구본능 희성그룹 회장의 친아들이지만 불의의 사고로 아들을 잃은 큰아버지 구본무 전 회장의 양자로 입적했다. 구 회장은 LG의 장자승계 원칙에 따라 경영권을 물려받았다.

구 회장은 미국 로체스터인스티튜트 공과대학을 졸업한 뒤 2006년 9월 LG전자 재경부서 대리로 입사해 경영수업을 받았다. 이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경영대학원 석사과정(MBA)을 받았고 LG전자 미국 뉴저지 법인으로 재입사해 2011년 차장으로 승진하며 경험을 쌓았다. 올해부터 LG전자 ID(상업용디스플레이)사업부장(상무)으로 사업을 이끌었다.

재계는 이번 이사회를 통해 구 상무가 ‘회장 자리’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을 하지 못했다. 아직 40세로 비교적 젊은 데다가 경영수업을 받은 시간이 길지 않아 회장 직급은 높다는 평가였다. 하지만 이사회는 구 상무를 회장으로 선임했다. 구 회장이 주주총회를 통해 선친의 뒤를 이어 지주사 대표가 된 만큼 책임경영을 해야 한다는 취지에서 회장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의견을 모았다. 또 하현회 LG 부회장 등 6명의 주력 계열사 부회장들과 원만한 소통을 위해서는 회장 자리에 올라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결국 구 회장은 10대 그룹 회장 중 최태원(58) SK 회장을 제치고 최연소 회장이 됐다. 또 국내 10대기업 중 처음으로 4세 경영시대를 열었다.

구 회장이 LG의 총수가 됐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남아 있다. 우선 구 회장은 지분정리를 마무리해야 한다. 구 회장은 최근 별세한 구본무 회장의 지분의 일부만 상속받아도 곧바로 최대주주 자리에 오른다. 구 회장은 구 전 회장이 가진 LG 지분 11.28%를 상속받지 못해 구본준 LG 부회장(7.72%)에 이은 3대 주주(6.24%)다. 구 회장이 구 전 회장의 지분을 모두 물려받는다면 1조원에 달하는 상속세를 납부해야 한다. 구 회장은 LG 지분 1.5%포인트만 더 확보하면 최대주주가 될 수 있는 만큼 시간을 두고 효과적인 방법을 고민할 것으로 알려졌다. 상속세는 11월까지 납부해야 한다.

구 전 회장을 대신해 회장 역할을 수행한 삼촌 구본준 LG 부회장의 사업독립 과정도 구 회장에게는 부담이 될 전망이다. 구 부회장은 이날부터 경영일선에서 물러난 뒤 연말 임원인사 때 퇴임한다. 구 부회장은 앞서 LS와 희성전자 등을 창업한 일가 형제들처럼 계열사를 분리할 전망이다. 구 부회장이 약속대로 조카에게 길을 열어 준 것에 대한 도리가 필요하다.

이 절차가 마무리된 이후부터 구 회장이 본격적으로 모습을 드러낼 것으로 보인다. LG 역시 “구 회장이 올해 연말까지 외부활동을 자제하고 지주사 경영현안을 챙길 계획”이라고 밝혔다.

구 회장은 LG는 신성장 사업 육성과 함께 기업 간 거래(B2B) 사업 고도화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주력 사업으로는 로봇이나 인공지능(AI), 사물인터넷(IoT), 전자장비(전장) 등의 분야가 꼽힌다. LG가 올해 로봇 전문업체인 로보티즈와 로보스타 등에 적극적으로 투자에 나서고 있어 관련 분야를 집중적으로 육성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LG는 이를 통해 미래 산업 성장동력 발굴에 나선다.

재계 관계자는 “비교적 경험과 경륜이 부족한 데다 입사 이후 눈에 띄는 성과가 없었기 때문에 당장 경영능력을 입증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며 “주력 계열사 부회장들의 보좌를 받겠지만 새로운 총수를 맞은 LG의 변화를 보여주기까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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