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밈 노동에서 해방을 선언한 한 여성. 그는 면도기를 버리고 행복한 삶을 살고 있다. |
병으로 평범한 여성과 달리 남성 호르몬 수치가 높은 그는 12세 때부터 전신에 털이 나는 등 부모에게조차 말 못 할 고민 그리고 스트레스를 안고 살았다.
A씨는 “같은 반 남학생으로부터 ‘나보다 수염이 더 많이 난다’는 지적을 받고, 같은 여성으로부터도 놀림을 받았다”며 “내 질병이 싫고, 내 외모도 싫었다”고 심정을 밝혔다.
그렇게 약 13년간 남성처럼 매일 면도하고 몸에 난 털을 제거하기 바빴던 그는 한 남성과 만난 후 탈코르셋을 선언하게 됐다. 그의 연인은 A씨를 온전히 이해하고 받아줬다.
A씨는 남성을 만난 후 면도를 멈추고, 외출할 때 필수였던 모자도 쓰지 않는 등 탈코르셋 후 자신을 사랑할 수 있게 됐다. 이러한 모습은 주변의 긍정과 이해를 끌어냈다.
A씨는 “오랜 시간 병에 지배당한 삶을 살았다. 나 자신이 싫었고 비참한 기분이었다. 하지만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받아들인 후 고통도 고민도 사라지게 됐다”며 “병이 있어도 긍정적인 마음으로 살 수 있다는 걸 배웠다. 지금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A씨의 결심은 쉽게 이뤄지지 않았다. 주변의 시선을 의식해 움츠러들었고, 포기하려고도 여러 차례 고민했다.
A씨가 고민을 이겨낼 수 있었던 건 생각지 못한 주변의 따뜻한 이해 그리고 긍정적인 반응 덕이었다.
차이를 틀렸다고 말하지 않는 사람들이 한 여성에게 행복을 선물했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더 썬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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