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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대체 가능할까 ?”… 우려·기대 교차

입력 : 2018-06-28 21:16:32 수정 : 2018-06-28 17:2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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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 ‘동서발전’ 풍력발전 현장 가보니 / 토함산 능선 따라 발전기 7개 날개 ‘휙휙’ / 울산 일대 원전 비해 ‘규모의 격차’ 현저 / 원전 대신하려면 개수 엄청나게 늘려야 / 부지 확보 위한 민간과 협의 과정도 관건 / 박일준 사장 “부유식 해상풍력단지 검토” 한 기에 2∼3㎿(메가와트) 용량인 풍력발전이 기당 1400㎿급 원자력발전을 정말 대체할 수 있을까. 탈(脫) 원전과 함께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의 또 다른 한 축 ‘탈 석탄’에 한창인 발전공기업 현장을 찾았다.
경북 경주 양북면에 있는 한국동서발전의 제1 경주풍력발전소 전경. 2.4㎿ 용량의 풍력발전 7기가 운영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제공

지난 27일 경북 경주 양북면에 있는 한국동서발전의 풍력발전 현장. 불국사가 있는 토함산 능선을 따라 7개의 풍력발전기가 돌아가고 있었다. 잔잔한 바람에도 날개가 쉴 새 없이 움직였다. 현장 관계자에 따르면 풍속이 너무 세도 날개가 감당할 수 없어 멈추기 때문에 바람이 많다고 좋은 게 아니다.

이곳 경주풍력발전소는 동서발전이 투자해 만든 재생에너지 전문회사로 기존의 1 발전소와 지난해 말 운영을 시작한 2 발전소가 있다. 풍력발전 용량은 총 35.8㎿, 에너지저장장치(ESS)는 9㎿가 운영되고 있다. 김두진 경주풍력발전 대표는 “앞으로 태양광발전소 1㎿ 정도가 증설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달 초 방문했던 울산 일대 원전 현장과 비교하면 ‘규모의 격차’가 생각보다 컸다. 한 기당 1000㎿를 훌쩍 넘는 원전에 비하니 아직은 기술상 평균 3㎿급에 그치는 풍력발전기가 가냘퍼 보일 수밖에 없었다.

단위 용량이 큰 원전과 달리 재생에너지는 분산형으로 짓는다는 특징이 있지만 원전을 보조하는 것이 아닌 대체하는 수준의 ‘주요 발전원’이 되려면 극복할 과제가 많다. 분산형인데 원전급의 용량을 감당하려면 개수를 엄청나게 지어야 가능하다. 단위 용량을 늘리는 것은 물론 부지 확보 측면에서 민간과 잘 협의하는 것도 관건이다. 둘 다 아직 선례가 없는 ‘가보지 않은 길’이라는 점에서 우려와 기대가 교차한다.

박일준(사진) 동서발전 사장은 이날 울산 본사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육상보다는 단위 용량을 크게 할 수 있는 해상풍력에 초점을 맞출 것”이라며 “한 예로 석유공사가 운영하는 동해 가스전 플랫폼을 철거하지 않고 ‘부유식 해상풍력단지’로 만드는 방안을 울산시와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음달부터 2020년까지 국비 59억원 등 총 95억원을 투입해 현대중공업 등 10개 기업체와 연구기관이 ‘부유식 해상풍력 발전시스템(5㎿)’을, 동서발전 포함 8개 기관이 ‘부유식 해상풍력 실증단지 설계기술(200㎿)’을 동시에 개발한다.

박 사장은 동서발전의 경영목표를 정부의 에너지전환 목표 2030(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 비중 20%)보다 높은 수준으로 제시하기도 했다. 현재 4%인 재생에너지 비중을 정부 목표(20%)를 웃도는 25%로 달성하겠다는 전향적인 목표다. 이를 위해 총 5GW(기가와트) 규모의 신재생 발전설비를 확충할 계획이다. 현재 430㎿ 수준의 재생에너지 용량을 2030년까지 10배가 넘게 늘리기 위해 100.5㎿에 불과한 풍력 용량을 1.7GW로, 태양광은 1.6GW로 확대한다. 재생에너지 67%를 태양광과 풍력으로 채울 방침이다.

이 같은 목표치를 두고 “지나친 낙관이 아니냐”는 질문에 박 사장은 “만만찮은 목표인 게 사실이고 확신보다 ‘의지’가 담겨있는 것도 맞는다”면서도 “현재 정부 의지나 기관들 노력을 생각하면 근사치라도 도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동해 가스전을 시작으로 해상 풍력발전에 드라이브를 걸고, 육상 풍력의 경우에도 민간 협의를 통해 부지를 확보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울산=정지혜 기자 wisdo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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