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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124세 맞은 철도… 남북통일 마중물 될 수 있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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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8 09:20:04 수정 : 2018-06-28 07:36: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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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 강점기에 정한 철도의 날 9월 18일이 일제의 잔재라는 이유로 우리나라 최초 철도국 창설일인 6월 28일로 최종 변경됐다.

일제는 1937년 중·일 전쟁 당시 우리나라 최초 철도인 경인선 노량진∼제물포 구간 개통일 1899년 9월 18일을 ‘철도기념일’로 지정했다. 정부는 이날을 그대로 ‘철도의 날’로 이어받았으나, ‘각종 기념일 등에 관한 규정’ 개정에 따라 올해부터는 대한제국 철도국 창설일(1894년 6월28일)을 철도의 날로 기념하게 된 것이다.
김동석 코레일 청량리열차승무사업소장
약소국에 대한 군사적·경제적 수탈을 위한 지배수단으로 이용됐던 철도는 열강의 손에 의해 경인선을 시작으로 경부선· 경의선 등 주요 노선이 건설됐다. 6·25전쟁 중에는 목숨을 건 피란행렬이 철도를 통해 이뤄졌고, 1960∼70년대 경제개발시대에는 산업발전과 지역사회 개발의 견인차로서 주역을 담당했다. 2004년에는 세계 5번째로 도입된 KTX 개통으로 철도의 신기원을 열었고, 국민 생활과 교통 패턴에 일대 변혁을 일으켰다.
얼마 전 성공리에 끝난 평창 동계올림픽 기간 중 강릉선 KTX는 100만 명이 넘는 승객을 안전하게 실어 나르며 대회 성공의 일등 공신으로 평가받았다. IOC(국제올림픽위원회)에서도 평창올림픽의 대표 유산으로 KTX를 꼽을 정도로 우리의 고속철도 운영능력은 세계에 널리 알려졌다.

이로 인해 4월 27일에는 남북한 두 정상이 만나 역사적인 판문점선언을 통해 동해선 및 경의선 철도와 도로를 연결하고 활용하기 위한 실천적 대책을 취해 나가기로 합의했다. 철도와 도로는 경제협력을 포함해 남북 교류협력의 필수적인 기반시설이다. 끊어진 혈맥인 남과 북의 철도가 연결돼 남북한의 인적·물적 교류가 활발해지고, 나아가 민족의 최대 염원인 남북통일의 마중물이 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

코레일은 올해 초 남북철도 연결사업 전담 조직을 새롭게 확대 개편하고, 비전선포식에서 남북철도 복원의 차질 없는 준비와 한반도를 넘어 ‘철의 실크로드’ 개척을 위한 중장기 로드맵을 제시했다. 대륙철도 진출에 있어 우리가 반드시 가입해야 하는 유라시아 대륙의 철도 운영국 협의체 OSJD(국제철도협력기구)에 정회원으로 가입하는 쾌거도 이뤘다.

판문점선언이 차질 없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정부와 모든 관련 기관, 종사원은 시대적 사명감을 가지고 준비에 박차를 가해야 할 것이다. TKR(한반도종단철도)-TSR(시베리아횡단철도)-TCR(중국횡단철도)를 연결하는 ‘철의 실크로드’가 완성되면 한반도가 대륙과 해양을 연결하는 동북아의 물류 중심지가 될 것이다. 베를린 올림픽 마라톤 우승자 손기정 선수도 1936년 서울에서 베를린까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타고 오고 간 역사도 있다. 부산을 떠난 열차가 북한을 지나 중국∼시베리아∼유럽까지 쉼없이 달려나가는 ‘제2의 철도 르네상스 시대’가 속히 도래하기를 간절히 소망한다.

120여 년을 부단 없이 힘차게 달려온 철마는 이제 가쁜 숨을 고르고, 통일·세계·미래를 향한 새로운 역사를 쓰기 위해 엄숙한 마음으로 다시 출발선에 서 있다.

김동석 코레일 청량리열차승무사업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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