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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젤라의 푸드트립] 푸짐한 요리… 알싸한 맥주… 반전味 '뿜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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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8 06:00:00 수정 : 2018-06-28 16: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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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 지방만으로 뭉근하게 졸인 콩피 / 발효시켜 절인 적양배추와 환상 케미 / 겉은 ‘촉촉’ 속살은 ‘보들’ 체코식 학센 / 새콤달콤 모라비아 와인에 행복한 미소

프라하 광장
체코에 가기 전까지 체코하면 떠오르는 단어는 프라하와 맥주뿐이였다. 심지어 어떤 친구는 ‘프라하랑 체코랑 다른 나라 아니야?’ 라고 할 정도로 체코에 대해 잘 모르고 있는 사람이 많다. 체코의 정식 국가명칭은 체코공화국으로 북쪽으로는 독일과 폴란드, 남쪽으로 오스트리아, 동쪽은 슬로바이카와 국경을 접해 유럽의 다양한 문화를 만날 수 있다. 특히 올해는 체코가 오스트리아제국에서 독립한지 100주년이 된 해로 체코의 사회·문화가 눈부시게 발전한 전성기를 기념하는 다양한 ‘벨 에포크(belle e poque·좋은 시절)’ 행사가 진행중이다. 먹고, 마시고, 체험하는 안젤라의 푸드트립, 네번째 목적지는 체코다.

카페 임페리얼
#100년 역사 체코의 ‘미(美·味)’가 고스란히 담긴 카페 임페리얼

올해는 세계 1차 대전이 끝난 후 전쟁 전의 세력과 전통적인 제국들이 붕괴하면서 많은 유럽국가들이 얻은 독립이 100주년이 되는 해다. 오스트리아-헝가리 제국이 몰락하면서 체코슬로바키아는 체코와 슬로바키아의 독립국가로 수립됐다. 체코슬로바키아는 각각 체코 공화국과 슬로바키아 공화국으로 나뉜 1993년까지 유지됐다. 특히 체코의 수도인 프라하를 중심으로 1920년대부터 1930년대까지 사회·문화·예술분야가 가장 많이 성장했는데 이를 기념하기 위해 레스토랑, 카페, 박물관 등 체코의 가장 아름다움을 따라갈 수 있는 ‘벨 에포크’ 코스가 마련돼 체코 여행을 간다면 지금이 적기다.

체코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레스토랑을 꼽으라면 단연 카페 임페리얼이다. 프라하 시내에 자리잡고 있는데 1914년에 만들어져 100년이 넘는 역사를 자랑한다. 아르데코 컨셉의 인테리어로 꾸며져 영화 속의 한 장면처럼 식사를 할 수 있는 미슐랭 레스토랑이다. 실제로 ‘1914년부터 시작된 전설적인 호텔(Legendary Hotel with Tradition Since 1914)’라는 타이틀과 함께 프라하의 명소로 자리 잡은 곳으로 아주 오래전부터 체코의 작가들과 예술가들이 모여서 식사를 했던 고풍스러운 곳이다.

오리콩피
오리콩피
이 곳에서 꼭 먹어야 하는 요리는 오리콩피(Confit of duck with red cabbage and potato dumplings). 다른 기름없이 오리 자체의 지방만으로 졸여 뭉근하게 익혀낸 고단백요리로 잘게 썰어 발효시켜 절인 적양배추와 함께 곁들여 먹는다. 체코의 대표 요리 중 하나로 100년 전에 귀족들이 즐겨먹던 요리이자 한국인의 입맛에 가장 잘 맞는 요리 중 하나다. 체코 사람들은 독일, 오스트리아와 비슷한 식문화를 지녀 빵과 감자를 주식으로 하고, 닭고기, 오리고기, 돼지고기, 소고기 등 고기를 다양하게 조리해 먹는다.



체코 꿀을 곁들인 까망베르 치즈 샐러드
무화과와 사과 처트니를 곁들인 사슴 테린
덤플링
또 체코에서는 ‘덤플링(Dumpling)’이라는 요리명을 많이 보게 되는데 우리가 아는 만두가 아니다. 체코의 덤플링은 증기로 쪄서 만들어 내는 반죽으로 체코 가정식 요리에서도 자주 등장하는 사이드디쉬다. 대게밀과 감자로 반죽을 하고 흰 밀가루와 빵가루로 만드는데 고기요리를 먹을때 같이 나온다. 같은 문화권인 오스트리아에도 비슷한 요리가 있지만 작게 나오는 편이고, 체코에서는 손바닥만큼 큼지막하게 만들어 먹는다.

 

#필스너 탱크에서 맛보는 진짜 체코 맥주

나즈드라비(Naz dravi)! 체코말로 건배라는 뜻이다. 체코에 왔으니 맥주 한번 제대로 먹어봐야하지 않겠는가. 찾아간 곳은 콜코브나 첼리체(Kolkovna Celnice). 1842년 프라하 엔지니어들이 필스너 맥주 창고였던 곳을 펍으로 개조시킨 곳이다. 체코의 대표 맥주인 필스너를 가장 신선하게 먹을 수 있고 체코식 소고기 육회(비프 타르타르), 체코식 학센, 체코식 소세지, 짭쪼롬한 치즈 등 체코 맥주와 잘 어울리는 로컬 푸드를 맛볼 수 있다.

체코식 학센이 독일식 학센과 다른점은 겉부분이 촉촉하다는 것. 독일 학센은 겉이 딱딱해서 부셔먹는 재미가 있는 반면, 체코식 학센은 겉이 촉촉하고 윤기가 흘러 먹기도 편하고, 속살까지 포근하게 익혀져 나온다. 우리나라에 치맥을 즐겨먹는 것처럼 체코에서는 학센과 맥주를 즐겨먹는다.


 

#체코의 반전매력, 모라비아 & 보헤미아 와인여행

체코하면 맥주 떠올리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체코 남부지역으로 내려가면 체코의 반전매력을 느낄 수 있는 와이너리를 만날 수 있다. 체코 남부에 있는 모라비아와 보헤미아 두개 지역을 찾았는데, 모라비아는 체코 와인 생산의 96%를 차지하고 있을 정도로 생산을 많이 하고, 나머지 4%는 보헤미아에서 생산된다. 이 지역에만 약 800여개의 등록된 와이너리가 존재하며 가족경영의 소규모 와이너리부터 대형 회사까지 다양하게 분포해있다. 집 곳곳을 살펴보면, 현관은 와인 나무로 꾸며져 있었고, 와인 오크통과 와인 코르크 등으로 손님들을 환영한다. 

체코 와인의 대표 품종은 팔라바와 트라민이다. 처음들어보는 품종이었는데 입 안에 넣으니 얼어있던 침샘이 갑자기 올라오고, 입가에 미소가 지어질만큼 달콤했다. 반전이었다. 차갑고 냉정하기만 할 줄 알았던 체코가 아니었다. 새콤하고, 달콤한 동그란 맛이었다.

소비뇽부터 시작해 팔라바, 트라민 등 체코의 대표 양조용 와인 포도품종으로 만든 잼들도 팔고 있었는데, 우리가 아는 꾸덕꾸덕한 제형이 아닌 깔끔하게 발리는 담백함이 마음에 들어 지갑을 열었다. 한국으로 돌아와 갓 구운 토스트에 발라먹으니 세상을 다 가진 기분. 잼에서도 반전매력을 느꼈다. 

미쿨로프 지역에 있는 미쿨로프 성에 가면 와인 박물관이 있는데, 1643년부터 사용되었던 동유럽에서 가장 큰 와인셀러 전시관, 보라비아 포도재배 전통을 볼 수 있는 전시관, 전통 와인 제조기 등이 전시되어 있어 유럽 와인 애호가들이 꼭 찾는 곳이다. 사진 속의 와인 배럴은 1643년부터 사용한 것으로 높이 6.2m, 직경 5.2m로 10만1400리터의 와인을 담을 수 있다고 한다. 문화 예술뿐만 아니라 맥주, 와인, 요리 등 미식기행을 하고자 하는 사람은 체코의 벨 에포크를 즐기고 오시기를! 

글·사진 안젤라 푸드디렉터 foodie.angel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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