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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인규 "KBS·SBS 논두렁 시계 보도 원세훈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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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5 10:41:02 수정 : 2018-06-25 10: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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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이 연루된 이른바 ‘논두렁 시계’ 의혹과 관련해 이인규(사진) 전 대검찰청 중앙수사부장(검사장)이 “KBS와 SBS 보도 배후에 국가정보원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펴 논란이 예상된다. 앞서 국정원 적폐청산 태스크포스(TF) 차원의 자체 조사에선 언론사 개입 정황이 드러나지 않은 가운데 추가 조사 또는 검찰 수사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 전 검사장은 25일 ‘노 전 대통령의 소위 논두렁 시계 보도 관련’이란 제목의 A4 4장분량의 입장문을 만들어 검찰 출입기자들에게 배포했다. 입장문에서 이 전 검사장은 “2009년 4월22일자 KBS 9시 뉴스(의 노 전 대통령 시계 관련) 보도는 국정원 대변인실이 개입하여 이루어진 것을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그간 국정원의 행태와 SBS의 보도 내용, 원세훈 원장과 SBS와의 개인적 인연 등을 고려해 볼 때 (2009년 5월13일자) SBS 보도의 배후에도 국정원이 있다는 심증을 굳히게 되었다”고 덧붙였다.

논두렁 시계 의혹은 2009년 당시 대검 중수부의 노 전 대통령 뇌물수수 의혹 수사 과정에서 박연차 태광실업 회장이 노 전 대통령 부부에게 선물한 명품시계 존재가 드러나며 처음 불거졌다. KBS가 이 사실을 최초로 입수해 2009년 4월22일 9시뉴스에서 ‘특종’이라며 크게 보도했다. 그로부터 20일쯤 지난 2009년 5월13일에는 SBS 8시뉴스가 ‘문제의 명품시계를 권양숙 여사가 논두렁에 버렸다’는 취지의 후속 보도를 했다.

검찰은 홍만표 당시 대검 수사기획관, 우병우 중수1과장 등이 나서 “내부의 나쁜 ‘빨대(제보자)’를 색출하겠다”고 펄펄 뛰었지만 정작 성과는 전혀 없었다. 지난해 문재인정부 출범 후 국정원 TF 차원에서 이뤄진 자체 진상조사에서도 시원한 규명이 이뤄지지 않았다. 그런데 2009년 검찰 수사 책임자였던 이 전 검사장이 KBS·SBS 보도 배후에 이명박정부 시절의 이른바 ‘원세훈 국정원’이 있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다만 이 전 검사장은 모든 책임을 국정원 탓으로 돌리고 ‘검찰은 전혀 무관하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그는 입장문에서 “노 전 대통령의 고가 시계 수수 관련 보도는 유감스러운 일이나 저를 포함한 검찰 누구도 이와 같은 보도를 의도적으로 계획하거나 개입한 사실이 없음을 다시 한 번 분명히 말씀드릴 수 있다”고 거듭 강조했다. 홍만표 전 기획관, 우병우 전 과장 등 당시 다른 수사 검사들을 불러 조사해도 소득이 없을 것임을 내비쳤다.

이 전 검사장은 국정원 TF 조사가 본격화하던 지난해 8월 다니던 법무법인을 그만두고 돌연 미국으로 출국해 그 배경을 놓고 온갖 관측이 제기됐다. 최근 미국 현지에서 이 전 검사장을 목격한 이가 사진 등을 촬영해 온라인 게시판에 올리면서 ‘이 전 검사장을 조속히 귀국시켜 논두렁 시계 의혹 등을 재조사해야 한다’는 여론이 비등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내 여론의 압박에도 불구하고 이 전 검사장이 당장 자진 귀국하는 수순을 밟진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노 전 대통령 수사와 관련해 검사로서 소임을 다하였을 뿐 수사에 불법적이거나 부당한 일은 없었다”며 “만일 제가 잘못한 점이 있어 조사 요청이 오면 언제든지 귀국하여 조사를 받겠다는 종전 입장은 지금도 변함이 없다”고 강조했다.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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