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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타 1위' 박용택 "데뷔전 2루타, 아직도 생생합니다"

입력 : 2018-06-24 09:39:14 수정 : 2018-06-24 08: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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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8번째 1천 안타→6번째 2천 안타→최다 안타 1위
"양준혁 선배 기록 깰 줄 누가 알았을까요"
"시작도 2루타였죠. 생생합니다."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1위로 올라선 박용택(39·LG 트윈스)은 16년 전, 첫 안타를 친 순간을 생생히 기억한다.

박용택은 대기록을 달성한 23일 "2002년 4월 16일 인천 문학 SK 와이번스전에서 첫 안타를 쳤다. 우익수 쪽으로 2루타를 쳤는데 타구 질이 꽤 좋았다"며 웃었다. 

KBO리그 통산 최다안타 기록(2천319개)을 세운 박용택이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기록 달성 후 가진 기념행사에서 이전 기록 보유자인 양준혁으로부터 축하를 받고 있다.
당시 박용택의 2루타는 'LG 유망주의 프로 첫 안타'로 꽤 주목받았다. 세월이 지나고 보니 그 2루타의 가치가 더 커졌다. KBO 역사의 시작이었다.

박용택은 신인 시절에도 자신감이 넘겼다. 그는 "제가 최다 안타 1위가 될 거로 생각한 사람이 있었을까요. 저는 그때부터 자신 있었는데"라고 말했다.

자신감만 넘쳤던 건 아니다. 박용택은 누구보다 치열하게 준비했고, 차분하게 결과를 냈다.

박용택은 "비시즌 눈이 오는 날에도 타격 훈련을 한 적이 있다. 서인석 전력분석원이 친구까지 동원해서 내 훈련을 도왔다"며 "서인석 분석원에게 특별히 감사 인사를 하고 싶다"고 했다.

대기록을 세우고도 "울컥하지 않아서"라며 눈물을 꾹 눌렀던 '울보' 박용택이 보이지 않는 곳에서 자신과 함께 싸워준 서인석 전력분석원을 떠올리며 잠시 눈시울을 붉혔다.

23일 잠실 롯데 자이언츠전, 우익수 쪽으로 향한 2루타는 KBO리그 역사를 바꿨다.

박용택은 1회 첫 타석에서 오른쪽 펜스를 직격하는 2루타로 양준혁 MBC스포츠플러스 위원이 보유했던 개인 통산 최다 안타 기록(2천318개)과 타이를 이루더니, 4회 다시 공을 오른쪽 펜스 앞까지 보내며 전인미답의 2천319안타를 달성했다.

박용택의 배트에 공이 닿자마자 잠실구장이 들썩였고, 그가 2루에 도달하자 팬들은 환호를 보냈다. 박용택은 두 손을 들어 화답했다.

경기 뒤 박용택은 "최다 안타가 된 2루타도, 꽤 잘 맞았다"고 씩 웃었다. 노력하고, 성공한 자의 미소였다.

박용택은 "끝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른다. 양준혁 선배가 은퇴할 때, 안타 기록을 깰 사람이 나라고 생각한 사람이 있었나"라며 "나는 꼭 '내가 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그런 확고한 목표가 있어서 지금까지 야구를 열심히 할 수 있었다"고 했다.

KBO리그 통산 최다 안타 기록(2천319개)을 세운 박용택이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에서 기록 달성 후 가진 기념행사에서 환호하는 관중을 향해 인사하고 있다.
시간이 갈수록 박용택의 진가가 드러났다. 그는 2009년 9월 10일 대구 시민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개인 통산 1천 안타를 채웠다. 통산 58번째였다.

2013년 7월 26일 잠실 두산 베어스와의 경기에서는 22번째로 1천500안타 고지를 밟았다.

그가 오래, 상위권에서 버티면서 박용택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2016년 8월 11일 잠실 NC 다이노스전에서 6번째로 2천 안타 고지를 밟은 뒤부터는 '양준혁 기록을 깰 후보 1순위'로 꼽혔다.

박용택은 멈추지 않았고, 2018년 6월 23일 KBO리그 통산 안타 1위가 됐다.

첫 번째로 2천319안타를 친 뒤에도, 2천320번째 안타, 2천321번째 안타를 연달아 쳤다.

이제 모두가 박용택을 '특별한 선수'로 인정한다. 돌아보니, 박용택은 놀라운 기록을 쌓고 있었다.

23일까지 시즌 타율 0.324를 올린 박용택은 KBO리그 최초로 10년 연속 3할 달성이 유력하다. 2위 기록은 자신과 양준혁(1993∼2001년), 장성호(1998∼2006년)가 달성한 9시즌 연속이다. 올해 54안타만 더 보태면 KBO리그 최초 7년 연속 150안타 기록도 세운다.

박용택은 어떤 팀을 만나도 자신 있게 스윙했다. 무려 8개 구단을 상대로 타율 3할 이상을 쳤다. 삼성 라이온즈(0.296)와 지금은 사라진 현대 유니콘스(0.296)를 상대로만 3할 타율을 기록하지 못했는데, 이들을 상대로도 2할대 후반 타율을 유지했다.

박용택은 "3천 안타에 도전하겠다"고 말하며 "이번에도 많은 분이 '할 수 있겠어'라고 웃으셔도, 나는 꼭 3천 안타를 채우고 싶다"고 했다.

이젠 박용택의 말을 웃고 넘기는 사람은 없다. 양준혁 위원도, 팬들도 박용택에게 "3천 안타를 쳐달라"고 했다.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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