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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학개론] (16) 그저 이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입력 : 2018-06-23 13:00:00 수정 : 2018-06-23 13:5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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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포함해서 마음 둘 곳도
몸 둘 곳도 없는 이들은 어떻게
살아야 할까
많은 젊은이들이 자신이 잉여 신세임을,
그렇게 될 가능성이 높음을 알고 있다.   
자기 계발도,
힐링도 속임수라는 것을 안다.
거기에 투자할 돈도 없다.

다른 쪽 사람들,
고령화 사회에서 나이 들어가는 이들의
심정은 또 다른 서러움이다.     

나의 결론,
한 사람에게라도 의미 있는 사람이면
되지 않을까   

쓸모가 ‘생산과 건설’로 지구를 망치는 일이라면
쓸모의 의미를 재규정하면 되지 않을까
내 마음 둘 곳을 찾지 말고,

쉽지 않겠지만
남들이 마음을 둘 수 있는 사람이 되어 보자.         

-‘낯선 시선"(정희진 지음) 중에서    

 


그저 이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늦은 밤 슬리퍼 신고, 맨얼굴로 와서 시원한 맥주 한잔 마시며, 속상한 이야기를 털어놓을 수 있는, 그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유명 작가도 아니고, 대단한 이야깃거리가 있지도 않습니다. 평범하다 못해 비루하게 느껴지는 날도 많습니다. 때로는 그런 이야기들을 뭐하러 쓰냐고 핀잔과 비난을 맞기도 합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그저 그런 작은 이야기와 글에 공감하고 위로받고, 심지어 용기가 생겼다는 딱 한분만 계셔도 그걸로 기분 좋아집니다. 그걸로 족하고, 딱 그거면 됩니다. 그런 사람이 되고 싶고, 그런 사람이 되도록 노력하려 합니다.    

딱 이런 사람이고 싶습니다.    


사는 게 힘들고, 어렵고 고되지만 날마다 새벽에 나가 새벽에 들어오는 그에게 가수면 상태에서라도 ‘왔어’, ‘수고했어’라고 말해 줄 수 있는 옆지기, 학교와 학원으로 지친 아이에게 ‘네가 제일 잘 생겼다’고 말해줄 수 있는, 그런 엄마이고 싶습니다. 딱 이 만큼의 사람이고 싶습니다.

비싼 선물, ‘서프라이즈’한 이벤트, 이런 것과는 거리가 먼 사람과 오래 살다 보니 그런 것들은 아예 포기한 지 오래됐습니다. 기대하는 게 없으니 이제는 속도 편합니다. 대신 그저 그 사람이, 내 가족이 ‘마음 둘 수 있는’ 곳이 ‘나’였으면 합니다.

그저 그렇게 살고, 그렇게 사랑하고 싶습니다.     

여러분의 사랑을 응원합니다.

이윤영 방송작가 blog.naver.com/rosa0509, bruch.co.kr/@rosa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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