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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 국내서 외면받고 해외서 인기… 국산 맥주 '고공행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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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4 13:53:52 수정 : 2018-06-24 13:53: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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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한령‘ 속 고공행진 맥주 수출
ODM으로 생산한 ‘블루걸’ 홍콩 시장 11년째 1위
국내 시장에서 수입 맥주에 고전을 면치 못하는 국내 맥주 업체들이 해외 시장에서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두고 있다. 사드(THHH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로 불어닥친 ‘한한령(限韓令)’ 기간에도 중국시장 맥주 수출액은 나 홀로 고공행진 했다.

23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올해 5월까지 중국시장 맥주 수출액은 2300만 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1400만 달러보다 1.6배 늘었다. 중국시장 맥주 수출액은 2014년 종영한 SBS ‘별에서 온 그대’에서 배우 전지현이 치맥을 먹는 장면이 방영된 이후 급속히 늘었다. 2014년 1400만 달러에서 지난해 5000만 달러로 3년 만에 3.6배 증가했다. 전체 주류 시장 수출액이 같은 기간 4억400만달러에서 3억8600만 달러로 줄어들었지만, 맥주는 중국 수출 증대에 힘입어 꾸준한 상승세를 이어갔다.

‘밋밋하다’, ‘심심하다’는 이유로 국내시장에서 외면받는 맥주가 해외 시장에서 승승장구하는 까닭은 무엇일까. 비결은 바로 ODM(제조업자가 개발과 생산 모두를 맡는 방법)이다. ODM은 제조자는 생산만 담당하는 OEM과 달리 제조자가 제품 개발과 생산을 모두 담당한다. 국내 맥주 업체의 수출 물량의 절반 이상을 담당하는 OB맥주는 홍콩 시장에서 11년째 프리미엄 시장 1위를 지키고 있는 ‘블루걸’을 OD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OB맥주 광주공장에서 생산되는 블루걸은 OB맥주의 맥주 수출 실적을 견인하는 톡톡한 효자 노릇을 하고 있다. OB맥주 관계자는 “전체 수출액 중 90% 이상이 블루걸에서 나온다”며 “OB의 기술력과 홍콩 현지 입맛에 맞춘 제품 특성이 주효한 것으로 보인다”며 “홍콩 시장 인기를 바탕으로 최근에는 중국에서도 수요가 늘어 도수가 낮은 중국용 블루걸도 별도로 수출 중”이라고 말했다.

롯데주류는 최근 맥주 브랜드 피츠를 중국, 홍콩, 캐나다, 대만에 수출하고 있다. 대만 맥주 시장은 약 3조원 규모로 이 중 35%는 수입 맥주 시장이다. 클라우드의 경우 2015년 수출국 4개에서 2016년 13개, 지난해 22개까지 확대됐다. 올해 수출 50주년을 맞은 하이트진로는 88개국에 93개 브랜드를 수출하고 있다. 

그러나 수출 실적 개선에도 불구하고 해외 수입 맥주의 진격 앞에 국내 업체들은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처지다. 세계적인 시장 조사 기관인 유로모니터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나라 가정용·상업용 라거맥주 시장에서 수입 맥주 점유율은 사상 처음으로 10%를 돌파했다. 편의점 CU의 매출을 따졌을 경우 지난 2월 전체 맥주 매출 중 수입 맥주 비율이 60%를 돌파했다.

한 맥주 업계 관계자는 “‘국내 맥주가 맛이 없다’는 선입견과 주세법 때문에 오히려 국내 시장에서 점유율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페일 라거 중에서 국내 맥주의 질은 결코 수입 맥주에 뒤떨어지지 않는다”고 자부했다. 

이창훈 기자 coraz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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