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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한반도 비핵화 이후 대비한 '新북방정책' 청사진 제시

입력 : 2018-06-21 22:07:50 수정 : 2018-06-22 00:43: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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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스크바 찾아 첫 하원 연설/동북아 경제·안보 공동체 구축 통한/ 항구적 평화·공동번영 꿈 구상 밝혀/“北, 완전한 비핵화 실질적 조치 진행/
韓·美, 훈련 유예 등 압박 해소로 호응”/ ‘수교 30주년’ 한·러 교류·교역 확대
우리나라 지도자로서는 19년 만에 러시아 모스크바를 21일(현지시간)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은 하원(두마) 연설을 통해 동북아 경제공동체 구축을 통한 유라시아 공동 번영의 꿈을 제시했다. 남·북·러 3각 경제협력으로 동북아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동북아 안보공동체를 구축해 남북 평화를 더욱 공고히 하겠다는 구상을 밝힌 것이다. 

연설하는 文대통령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하원을 방문해 한·러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미래 발전방향 등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러시아 하원 연설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다.
모스크바=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지난해 9월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서도 이 같은 ‘신북방정책’을 주창한 바 있다. 당시 문 대통령은 한·러 간의 가스·철도·항만·전력·북극항로·조선·일자리·농업·수산 협력을 골자로 한 ‘나인 브리지’(9-Bridges) 전략을 발표했다. 북한 미사일 도발이 한창인 상황임에도 한·러 협력을 가속화해 북한의 태도 변화와 경협 동참을 이끌겠다는 포석이었다. 이후 북한이 대화에 나서면서 문 대통령의 신북방정책은 한층 더 성공 가능성이 높아진 상태다. 문 대통령은 두마 연설에서 “지금 한반도에는 역사적인 대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며 “이제 남북미는 전쟁과 적대의 어두운 시간을 뒤로하고 평화와 협력의 시대로 나아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놀라운 변화에 러시아 정부와 국민의 적극적 지지와 협조가 큰 힘이 됐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의 연설은 4·27 판문점 선언에 이어 6·12 센토사 합의로 남·북·미 간에 비핵화 협상이 본격화된 상황에서 향후 청사진을 담고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이는 ‘한반도 평화체제 구축→ 남북 경제협력 본격화→ 철도·가스·전력 등 남·북·러 3각협력 확대→ 동북아 경제공동체 발전→ 동북아 다자평화안보협력체제 구축’으로 요약된다. 제2차 세계대전 후인 1951년 패전국인 독일을 포함한 서유럽 6개국이 참여한 유럽석탄철강공동체(ECSC)가 경제공동체로 발전해 결국 유럽 통합으로 이어진 역사의 교훈을 동북아도 따라가자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나는 한반도와 유라시아의 항구적 평화와 공동번영을 꿈꿔 왔다”며 “이 자리에 계신 의원 여러분께서도 그 길에 함께해주실 것으로 믿는다”고 당부했다.

연설하는 文대통령 러시아를 국빈 방문한 문재인 대통령이 21일(현지시간) 모스크바 하원을 방문해 한·러 간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의 미래 발전방향 등에 대해 연설하고 있다. 문 대통령의 러시아 하원 연설은 한국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이다.
모스크바=뉴시스
문 대통령은 한반도 정국에 대해 “북한은 핵실험장과 미사일시험장 폐기 등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 조치들을 진행하고 있고, 한국과 미국은 대규모 연합훈련 유예 등 대북 군사적 압박을 해소하는 조치로 호응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문 대통령은 한·러 수교 30주년(2020년) 교역액 300억달러·인적교류 100만명 목표를 달성하기 위한 한·러 협력 확대 방안도 제시했다. 러시아의 기초과학 기술과 한국의 정보기술(IT)을 결합한 4차 산업혁명 협력을 통해 ‘미래 성장 동력’을 확충하고, 나인 브리지 전략을 중심으로 극동 개발협력을 강화하는 한편, 스콜코보에 최첨단 한국형 종합병원을 설립하는 등 보건·의료 협력을 확대해 국민 복지를 증진하고 양국 교류 기반을 강화하겠다는 설명이다.

문 대통령은 “유라시아의 광활한 대륙은 크고 작은 문명이 교류와 상호작용을 통해 미래로 나아가면서 희망을 키우는 공간”이라며 “양국의 긴밀한 협력으로 양국 국민이 더 행복해지고 양국 관계의 소중함을 일상 속에서 피부로 느끼게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유태영·박성준 기자 anarchy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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