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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52시간 근무' 빛과 그림자] 10명 중 4명 “사측 ‘꼼수’ 우려스럽다”

입력 : 2018-06-21 22:26:44 수정 : 2018-06-24 18:28: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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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종사자 설문 결과 들여다보니/“일 하고도 정당한 대가 못 받을 수도”/ 32% “업무 제 시간 안에 종료 어렵다”/“예외직무 기준 필요” “공감대부터” 주문 은행권 종사자들은 대체로 주 52시간 근무제가 제대로 정착하면 가족과 보내는 시간이 늘어나고, 삶의 질이 향상되는 등 긍정적 변화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연령과 직급에 따라 주 52시간 근무제를 바라보는 시각은 달랐다.

21일 세계일보가 시중은행, 국책은행, 지방은행 종사자 144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은행원들은 주 52시간 근무제도의 취지 자체에 대해서는 크게 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응답자들은 10점 만점에 평균 8.2점 정도로 주 52시간 근무제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또 10점 만점에 7.4점 정도로 삶의 질이 향상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평가해 앞으로 가족과의 여가생활(46.3%), 자기계발(22.1%), 취미생활과 여행(14.8%), 충분한 휴식(9.4%) 등에 더 전념할 것이라고 응답했다.

연령별 지지율은 차장급 이하와 2030 세대가 팀장급 이상과 4050세대보다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사원(8.28)과 대리급(7.87)이 팀장급(7.43)과 부장급 이상(6)보다 52시간 근무제를 선호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시즌에 따라 지점별로 일이 불가피하게 몰릴 때가 있는데 이제 관리자 입장에서는 직원들이 당당히 ‘칼퇴근’ 한다고 해도 추가 업무를 종용하기가 눈치 보이고 부담스러워졌다”며 “지점별로 성적표가 나오는 상황에서 당장 실적을 내보여야 하는 관리자급과 워라밸을 중시하는 젊은 직원들의 인식이 같을 수가 없다”고 말했다.

주 52시간 근무제의 실효성을 묻는 항목에서도 2030세대(24%)가 4050세대(17%)보다 긍정적 평가를 했다. 주 52시간 도입에 따른 회사의 추가채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는 40대 이상 응답자의 절반(35명)가량이 회의적인 태도를 드러냈다. 상당수 응답자들은 “지금도 영업점 인력을 줄이고 있는 추세라 지점 인력난이 심각하다. 1인당 업무집중도가 지나치게 높은 지점들이 있는데 인력은 충원하지 않고 제도만 시행하면 후폭풍이 거셀 것”, “인력 충원 없는 정책은 반대한다”면서 제도의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인력 충원을 통해 업무 부담을 줄이는 게 먼저라는 입장을 나타냈다. “꼼수가 없도록 법 위반 시 강력한 제재를 마련해야 한다” “현장에서 혼란이 없도록 충분한 계도기간을 가지고 현업의 특성을 고려해 유연하게 적용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왔다.

김라윤 기자 ry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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