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태용호는 21일(현지시간) 멕시코전이 열리는 로스토프나도누에 입성해 건곤일척을 앞두고 있다. 앞서 이날 오전 상트페테르부르크 베이스캠프에서 한국은 러시아에 온 뒤 처음으로 비공개 맞춤형 전술훈련을 소화했다. 공교롭게도 멕시코 역시 노보고르스크 다이나모 훈련장에서 비공개 훈련을 진행했다. 그간 훈련장 건너편 건물에 올라가 촬영하는 취재진을 굳이 막지 않고 여유를 부리던 것과는 대비된다. 그만큼 한국전에 생각 이상으로 만전을 기하고 있다는 얘기다.
신태용(48) 감독이 대회 직전 평가전의 선수기용을 두고 “트릭(속임수)이었다”고 말해 볼멘소리를 듣지만, 월드컵 무대에서 ‘트릭’은 일상이다.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위 독일을 무너트린 멕시코가 한국을 쉽게 보는 인상을 줬지만 상대를 방심하게 만들기 위한 고도의 심리전이었던 셈이다. 일례로 ‘전술가’ 후안 카를로스 오소리오(57) 감독은 지난 3월 거스 히딩크 전 감독에게 조언을 듣기 위해 네덜란드까지 달려갈 정도로 열성이다. 그는 “한국이 멕시코가 중앙으로 진입하는 것을 막으려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의 계획이 있다. 한국을 잘 분석했다”며 한국전 구상을 끝냈다고 밝혔다.
좌측은 손흥민, 우측은 이승우. |
이날 신 감독은 멕시코전에 사용할 세트피스와 부분 전술 등을 집중적으로 맞췄다. 핵심은 K리그를 대표하는 ‘키커’ 이재성(26·전북)과 기성용(29)이다. 이들은 오스트리아 전지훈련부터 프리킥을 도맡으며 신태용호 공격 루트를 다양화할 것으로 기대됐다. 이재성은 저돌적인 측면 돌파와 정교한 왼발 프리킥이 강점이다. 또한 주장 기성용은 오소리오 감독이 “쭉 지켜본 선수다. 손흥민(26·토트넘)보다 위협적이다”며 경계를 늦추지 않고 있다. 신태용호 공격의 시발점인 기성용의 패스 성공률은 스웨덴전에서 88%에 달했다. 여기에 196㎝의 장신 김신욱(30·전북) 역시 경기 후반 상대 선수들이 지쳤을 때 제공권을 장악하는 ‘조커’로 투입될 공산이 크다.
한편 한국과 멕시코는 22일 경기 장소인 로스토프 아레나에서 공식 기자회견 및 적응훈련을 한다. 이들의 2차전은 24일 오전 0시(한국시간)에 열리며, 한국이 질 경우 2연패로 16강행이 사실상 좌절된다.
상트페테르부르크=안병수 기자 rap@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