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잡초 뽑고 술따르는 골프코치들…GPS로 감시하는 회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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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1 09:03:00 수정 : 2018-06-21 10:30: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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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적스토리-甲甲한 직장 번외편ⓓ] 골프코치들의 눈물
“익명이 보장되는지 모르겠네요. 회사 분위기가 제왕적이라 글을 쓰는 순간도 심장이 떨립니다.”

자신을 일개 직원이라 칭한 직장인 A씨는 지난 5월 세계일보가 대한민국 직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수많은 갑질 실태를 연속으로 다룬 [甲甲한 직장]을 보고 용기를 내 전화와 이메일 등으로 자신이 당한 억울한 갑질 사연을 털어놨다.

이같은 사연은 멀리 제주도와 부산에서 오기도 했고, 어떤 날에는 사무실에 수십통의 전화로 전달되기도 했다. 많은 이들이 이메일을 보내기도 했다. 목소리는 절절했고, 사연은 구구했다. 세계일보는 많은 제보 가운데 독자들과 공유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되는 제보들을 번외편으로 정리, 보도한다.

◆잡초 뽑기, 눈치우기 등 온갖 잡일 골프코치들

경기도 성남의 골프장에서 개인적으로 수강생 레슨을 하는 프로골퍼 A씨는 골프장에서 이뤄지는 갑질을 토로했다.

골프장은 A씨와 직접적인 고용관계가 없었다. A씨의 수강생들은 개인적으로 골프장에 타석 사용료를 내고 있고 A씨도 골프장 사용료 명목으로 매월 현금 30만원을 내고 있을 뿐이다.

그럼에도 골프장은 A씨에게 오전 9시30분부터 오후 7시까지 출근을 요구했다. 뒤이어 근무시간에 잡일을 시키기 시작했다. A씨는 “(골프장이) 잡초뽑기, 나무배기, 공줍기, 눈치우기 등 싫으면 나가라는 식으로 지시하고 노동력을 착취했다”고 고백했다. 지난해에는 눈이 많이 내린다는 이유로 새벽에 A씨를 불러 눈을 치우게 하기도 했다.

부당하지만 A씨는 쉽사리 골프장을 옮길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한다. 나이 많은 코치는 다른 업장의 자리를 새로 얻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또 기존 레슨을 받는 수강생에게 다른 지역으로 이동을 권유할 수도 없는 노릇이었다.

A씨는 “회식 자리에서 (골프장 업주는) 여자 프로골퍼에게 술을 따라라, 마셔라는 등 말도 안되는 인권 모독도 비일비재하다”며 “15명의 프로골퍼들은 눈치만 보며 살아가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 회사차량 GPS(위치추적장치)로 행적 감시하는 회사

한 기업에서 외근업무를 하고 있는 B씨는 5년 전 회사로부터 렌터카를 받았다. 이전에는 개인차량을 이용하고 기름값을 지원해주는 식이었지만 차가 지급된 이후 가스로 가는 렌터카만을 이용하라는 회사의 지시가 있었다.

렌터카는 이른바 옵션이 하나도 달리지 않은 ‘깡통차’였다. 회사는 B씨에게 월 6만5000원씩 렌트비를 부담시키기도 했다. 하지만 렌터카는 B씨의 소유가 아니었다.

심지어 렌터카에는 GPS가 달려 직원들의 행동반경이 노출됐다. B씨는 “(회사가) ‘너 이시간에 왜 경주냐’ ‘업무 보러 갈 시간 아니냐’라며 일시일분을 관리·감독한다”며 “인권침해 아닌가요?”라고 고충을 토로했다.

안승진 기자 prod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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