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내 한 고교에 재학 중인 A(17)양은 평소 여름 교복 상의가 너무 꽉 끼어 답답했다. 참다 못한 A양은 학교 측에 “상의만이라도 남학생 교복을 입게 허용해달라”고 요구했으나 돌아온 건 면박뿐이었다. A양은 결국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센터에 민원을 제기했다.
올해 초 경북 포항시 포항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8 사랑의 교복 물려주기’ 행사장을 찾은 학생들이 교복을 고르고 있다. 포항=뉴스1 |
20일 청와대 누리집의 국민청원 및 제안 게시판에는 ‘여학생 교복을 바꿔 주세요’, ‘교복을 학생들이 불편하지 않게 바로잡아 주세요’ 등 청원이 여럿 올라와 있다. 남녀 교복을 동일하게 해 달라거나 정장형 교복을 티셔츠, 반바지로 구성된 생활복으로 바꿔 달라는 청원도 눈에 띄었다.
부산 유락여자중학교 학생들은 이달 초 흰색 속옷을 착용하도록 규정한 학칙이 부당하다며 ‘쪽지 시위’를 진행했다. 부산=연합뉴스 |
올해 초에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와 유튜브 등에 여학생 교복과 아동복을 비교하는 사진·동영상이 잇따라 올라오며 적잖은 반향을 일으켰다.
이 때문에 정부 차원의 대책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지만 교복 착용 여부와 디자인 등은 학교 재량에 달려 있어 교육 당국은 권고밖에 할 수 없다.
대신 요즘은 학생·학부모 의견을 반영해 교복을 간편하게 바꾸거나 아예 없애는 학교가 늘고 있다.
‘교복입원프로젝트’라는 팀이 유튜브에 올린 아동복과 중·고교 여학생 교복 사이즈를 비교한 동영상의 한 장면. 유튜브 캡쳐 |
광주 송광중은 이달 초부터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남녀 구분 없이 티셔츠와 반바지로 이뤄진 여름 교복을 입게 하고 있다. 부산 동백중과 울산생활과학고도 마찬가지다.
윤명화 서울시교육청 학생인권옹호관은 “학생들이 불편을 느끼지 않도록 지금보다 폭넓은 교복 선택권을 주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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