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서울 은평구의 한 오피스텔 경비원 박(67)모 씨는 선거가 끝나고 일주일 넘게 방치된 공보물을 바라보며 고개를 가로저었다. 반송함 앞에 쌓인 흰색 공보 봉투는 언뜻 봐도 50부가 넘었다. 개봉한 흔적은 보이지 않았다. 서대문구에 거주하는 김성주(33)씨는 “투표는 했지만, 공보물은 열어보지도 않았다”며 “인터넷을 통해 후보자 정보를 검색한다”고 밝혔다.
인근 폐지상들도 상황은 마찬가지였다. 파지 분류장 곳곳에는 지역 후보자들의 얼굴이 인쇄된 종이가 흩어져 있었다. 은평구에서 10년째 고물상을 운영해온 임(61)모씨는 “총선이든 대선이든 매번 선거 있을 때마다 쏟아져 들어오는 선거 공보를 본다”면서 “(공보물은) 질 좋은 종이에 속하기 때문에 가격이 비싼 편”이라고 말했다. 지역에서 수거되는 공보물은 1kg당 80원에 거래된다. 신문지와 동일한 수준이다.
서울 은평구의 한 자원업체 파지장에 흩어져 있는 선거 공보물. |
글·사진 하상윤 기자 jonyy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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