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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호 무시 화법·밥 논법'…아베 총리 비꼬는 일본 누리꾼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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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20 14:11:22 수정 : 2018-06-20 16:28: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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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신호무시 화법’이 일본 네티즌 사이에서 큰 관심을 끌고 있다. 사학스캔들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추궁에 황당한 답변으로 일관하고 있는 아베 총리의 화법을 비꼬는 신조어다.

20일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의 에다노 유키오 대표는 지난 3일 한 강연에서 지난달 30일 열린 당수토론과 관련해 아베 총리의 답변 태도를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빨간색과 노란색으로 덮으려 하고 있다”며 “아무튼 물어본 것에 대답하지 않고, 대답을 해도 논점을 흐리는 답변”이라고 지적했다.

에다노 대표가 언급한 것은 ‘신호무시 화법’이다. 도쿄에 사는 한 회사원이 당시 당수토론 때 에다노 대표의 질문에 대한 아베 총리의 답변을 분석해 제대로 답변했으면 파란색, 질문의 내용을 답변 때 반복하면 노란색, 질문과 관계없는 답변을 하면 빨간색이라고 신호등 색깔로 분류했다.

이 분류에 따르면 당시 아베 총리의 답변은 파란색 4%, 노란색 41%, 빨간색 34%였다. 제대로 답변한 것은 고작 4%에 불과했다는 얘기다. 당시 에다노 대표에게 할당된 시간 19분 가운데 약 12분을 아베 총리의 답변이 차지했다.

이 회사원은 이 결과를 당수토론 다음날 트위터와 블로그에 공개했고, 네티즌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입헌민주당의 공식 트위터도 이를 리트윗했고, 해당 블로그는 조회 수가 6만회를 넘어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아사히신문에 “국민이 의식하고 있다는 것으로, 얼버무리는 답변은 하기 어려워질 것”이라며 “현재 가장 큰 문제는 국민의 무관심인데, 무관심한 사람도 읽고 싶도록 계속 의견을 내고 싶다”고 말했다.

아베 총리의 이 같은 화법에 대해 ‘밥 논법’이라는 표현도 등장한 바 있다. 우에니시 미쓰코 호세이대 교수가 자신의 트위터에 올렸던 표현으로 ‘밥(식사)을 먹었느냐’고 질문하면, 빵은 먹었지만 쌀밥을 먹지는 않았으므로 ‘밥을 먹지 않았다’고 답변하는 행태를 꼬집는 말이다. 애초 가토 가쓰노부 후생노동상이 일하는 방식 개혁 관련 법안 심의 때 이처럼 취지를 흐리는 답변으로 일관한 것을 지적하면서 나온 말이다.

이후 국회 심의 때 아베 총리의 답변에 대해서도 ‘밥 논법’이라는 지적이 나왔다. 아베 총리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의혹을 받는 사학법인 ‘가케학원’의 수의학부 신설 문제와 관련해 “가케학원의 이사장과 만났느냐”는 야당 의원의 질문에 아베 총리는 “정부의 (가케학원 수의학부 신설 허가) 결정 과정에 한 점 구름도 없다”고 대답했다.

도쿄=우상규 특파원 skwo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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