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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8년의 세월 건너… 가족품 돌아오는 국군 일병

입력 : 2018-06-19 20:59:17 수정 : 2018-06-19 22: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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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윤경혁 일병 호국영웅 귀환행사/북·미 공동발굴로 2001년 발견/美당국, 정밀감식 통해 아들 찾아/7월 유해 송환행사 통해 고국행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은 19일 오전 1950년 11월 미 1기병사단 소속으로 6·25전쟁에 참전했다가 전사한 윤경혁(1923년생) 일병의 아들 팔현(68·대구 달성군)씨의 자택을 찾았다. 팔현씨는 아버지의 유해가 68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온다는 소식을 듣고 눈시울을 붉혔다.

유해발굴감식단은 전사자 신원확인 통지서와 국방부 장관 위로패 등을 팔현씨에게 전달하는 ‘호국의 영웅 귀환행사’를 가졌다. 행사에는 감식단 단장, 책임지역 군 관계자, 대구 달성군수 등 30여명이 참석해 나라를 위해 희생하신 고인의 명복을 빌고 유가족을 위로했다. 이번 6·25전사자 신원확인은 2000년 유해발굴 첫 삽을 뜬 이후 128번째이며, 북·미 공동발굴로 국군의 신원이 확인된 5번째 유해다.

윤 일병은 1923년 대구시 달성군 다사읍 문산리에서 3남2녀 중 둘째로 태어났다. 1950년 8월 28세의 나이로 위기에 처한 조국을 지키기 위해 입대했으며, 미 1기병사단(카투사)으로 배치받았다. 당시 윤 일병은 아내 노상금씨와 1944년에 결혼해 슬하에 2남 1녀를 둔 가장이었다.

이학기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오른쪽)이 유해 송환식을 앞두고 19일 고 윤경혁 일병의 아들 윤팔현씨(왼쪽)에게 신원확인통지서를 전달하고 있다.
대구=연합뉴스
윤 일병은 인천상륙작전 이후 중공군 참전으로 연합군이 철수하던 중인 1950년 11월 말 숨진 것으로 추정됐다.

그의 시신은 평안남도 개천 지역에 묻혀 있다가 2001년 북·미 공동발굴 과정에 미군 유해에 섞여 발굴됐지만, 제대로 식별되지 않아 미국 하와이에 있는 전쟁포로와 실종자 확인국으로 보내졌다. 미군 당국은 이후 유해 정밀감식을 벌여 한국인으로 추정되는 유해를 확인해 유전자 시료를 한국으로 보냈다. 때마침 팔현씨가 아버지를 찾겠다는 실낱 같은 희망을 버리지 않고 지역 보건소에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둔 것이 있어 연고자를 찾을 수 있었다. 팔현씨가 유전자를 채취한 지 7년 만이었다.

팔현씨는 “지난 5월 아버지 유해가 하와이에 있다는 소식을 듣고 부자 관계 확인을 위한 최종 검사 결과를 기다리던 때가 가장 설레고 떨리는 시간이었다”고 말했다. 현재 윤 일병의 유해는 오는 7월 한·미 6·25전사자 유해 상호송환행사를 통해 고국으로 돌아올 예정이다. 윤 일병의 귀환은 북한에서 미국 하와이를 거쳐 다시 한국까지 68년의 세월, 약 1만5000㎞의 가장 길고 먼 귀향길이 됐다.

대구=문종규 기자 mjk206@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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