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행과 통계청이 19일 발표한 ‘2017년 국민 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순자산은 1경3817조5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5.7%(741조5000억원) 증가했다. 명목 국내총생산(GDP)의 8배 규모다.
국부의 상당 부분은 부동산이다. 비금융자산(1경3551조5000억원)에 속하는 토지자산과 건설자산은 각각 7438조8000억원, 4597조8000억원으로, 둘을 합치면 국민순자산의 87%에 달한다. 이들 비금융자산의 가격이 지난해 3.9% 상승하면서 순자산을 키웠다. 지난해 비금융자산 가격 상승률은 2008년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다. 한은은 “혁신도시, 세종, 제주도 등의 지가가 올랐다”며 “보유한 비금융자산 가격 상승분은 지난해 493조6000억원으로 전체 순자산 상승분의 66.6%”라고 밝혔다.
생산에 투입되는 자본량을 말하는 자본서비스물량은 2015년 3.6%, 2016년 3.5%로 완만한 하락세를 보이다 2017년 4.1%로 상승했다. 한은은 “자본 투입량이 늘었다는 것은 생산이 확대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로, 긍정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가계 자산의 부동산 쏠림도 여전했다. 가계의 순자산 중 비금융자산 비중은 75.4%로, 프랑스(68.5%), 독일(67.4%), 일본(43.3%), 미국(34.8%) 등 주요 선진국보다 높았다.
일반정부의 자산은 전년보다 7.8% 증가한 3821조3000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을 뜻하는 비금융법인 자산은 1652조1000억원으로 1년 전보다 70조2000억원 줄었다. 이는 지난해 투자를 늘리면서 부채 규모가 커졌기 때문이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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