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 주파수 경매 이통 3사 ‘윈·윈’… 승자의 저주 피했다

두 대역 총 낙찰가는 3조6000억원 / 과열 우려됐던 ‘접전지’ 3.5㎓ 대결 / SKT·KT 100㎒·LGU+ 80㎒ ‘정리’ / ‘노른자 확보’ SKT ‘최대 승자’ KT / 실리주의 택한 LGU+… “모두 만족” / 12월부터 사용… 서비스

18일 오후 경기도 과천시 정부과천청사 과학기술정보통신부 브리핑룸에서 류제명 전파정책국장이 5G 주파수 경매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연합뉴스

SK텔레콤은 ‘노른자’를 확보했다. KT는 ‘합리적 판단’을 내렸다. LG유플러스는 ‘실리’를 챙겼다.

4차 산업혁명의 혈관이라고 불리는 5G(세대) 주파수 경매를 끝낸 이동통신 3사의 표정은 이랬다. 5G 주파수 총 낙찰가는 시작가보다 높았지만 이통사는 모두 만족스러워하는 표정이다. 업계에서는 일단 3조원을 웃도는 ‘쩐의 전쟁’이 승자의 저주 없이 막을 내렸다는 평가가 우세하다. 주파수 대역을 두고 다퉜던 이통 3사는 앞으로 5G를 활용해 어떤 가치를 줄 것인가를 놓고 경쟁하게 된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18일 총 낙찰가 3조6183억원에 5G 주파수 경매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이번 경매는 3.5㎓(기가헤르츠), 28㎓ 대역 모두 주파수량을 결정하는 1단계와 주파수 위치를 결정하는 2단계로 진행됐다. 낙찰가는 1단계와 2단계를 더해 확정됐다.

접전지로 꼽힌 3.5㎓ 대역의 총 낙찰가는 2조9906억원이었다. 1단계 낙찰가는 시작가보다 560억원 늘어난 2조7104억원이었고, 2단계는 2856억원으로 책정됐다. 3.5㎓ 대역은 1단계 경매가 9라운드까지 이어지며 10㎒ 폭당 가격이 948억원에서 968억원으로 뛰었다.

SK텔레콤과 KT가 총 280㎒(메가헤르츠) 폭 중 각각 100㎒ 폭을 확보했다. LG유플러스는 나머지 80㎒ 폭을 차지했다.

3.5㎓와 함께 매물로 나온 28㎓ 대역(총 2400㎒ 폭)은 3사가 똑같이 800㎒ 폭씩 나눠 가졌다. 2단계 위치 경매에서는 LG유플러스 3.42∼3.5㎓, KT 3.5∼3.6㎓, SK텔레콤 3.6∼3.7㎓ 대역을 손에 넣었다. LG유플러스는 351억원을 썼고 SK텔레콤은 2505억원에 해당 위치를 가져갔다. KT는 비용 없이 중간 대역을 손에 넣었다.

SK텔레콤은 가장 간섭이 적은 대역을 차지했다며 반색하는 분위기다. SK텔레콤은 “5G 주파수 경매의 핵심인 3.5㎓ 대역에서 최대 총량과 함께 주파수 확장이 용이한 C 대역을 확보했다”며 “세계 최초 5G 상용화 선도의 초석을 마련했다”고 강조했다.

KT는 비용을 들이지 않고 주파수를 확보하면서 이번 경매의 승자라는 입장이다. KT는 “전세계에서 가장 많이 사용될 5G 주파수를 확보했다”며 “3.5㎓는 100㎒ 대역폭을, 28㎓는 800㎒ 대역폭을 확보해 국내 최대의 초광대역 전국망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LG유플러스는 무리한 주파수 확보 경쟁 대신 실리주의를 선택했다고 밝혔다. LG유플러스는 “해당대역(80㎒)은 추후 100㎒로 확대할 수 있다”며 “미래 주파수 확보 차원에서도 전략적으로 선택했다”고 자평했다.

경매 설계 방식도 낙찰가 급등을 막았다. 이번 경매는 한 통신사가 가져갈 수 있는 대역폭이 3.5㎓ 대역은 100㎒, 28㎓ 대역은 1000㎒로 제한되면서 처음부터 3사가 비슷하게 가져갈 수 있게 설계됐다.

이통사들은 경매대금의 4분의 1을 먼저 내고 나머지를 할당 기간에 따라 분할 납부하게 된다. 이통사들이 낸 주파수 할당 대가는 방송통신발전기금과 정보통신진흥기금의 재원으로 쓰인다. 낙찰받은 주파수는 올해 12월부터 사용할 수 있다. 업계는 이때부터 5G를 활용한 이동통신과 초고화질 미디어, 자율주행차를 포함한 스마트 시티 플랫폼 등 5G 서비스 밑그림을 공개할 방침이다. 상용화 목표는 내년 상반기다.

업계는 이통 3사가 모두 만족스러운 평가를 내린 만큼 앞으로 5G를 통해 어떤 비즈니스 모델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건이라고 입을 모았다.

정필재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