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1∼4월 수출은 전년에 비해 7% 가까이 늘었다. 그러나 반도체 등 정보통신기술(ICT)을 뺀 수출은 지난 2월 이후 3개월째 뒷걸음질쳤다. 5월 들어서도 비슷한 양상이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 G2 간 무역전쟁이 불붙으면서 전기전자, 철강 등 국내 산업계에 큰 피해가 우려되고 있다. 주력산업인 반도체의 미래도 밝지 않다. 중국의 대규모 물량공세가 시작되고 수요마저 위축될 경우 초호황 흐름이 꺾일 공산이 크다.
18일 산업통상자원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4월 ICT 수출액은 172억3000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0.9% 증가했다. 지난 2016년 12월부터 17개월 내리 두 자릿수 성장세가 이어진 셈이다. ICT 수출은 반도체, 컴퓨터, 휴대폰, 디스플레이 등 정보통신과 관련된 품목에 한정해 산출된다.
5월에도 ICT 수출액은 20.5% 늘어난 185억7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주목할 대목은 반도체 의존도가 과도하다는 점이다. 지난달 반도체는 전체 ICT 수출액의 58.9%에 해당하는 109억4000만달러를 기록했다. 지난해 3월 109억8000만달러 이후 두 번째로 많았다. 지역별 편중도 심각하다. 대중국 ICT 수출이 104억달러를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반도체와 대중국 의존도가 심각한 점에 주목하면서 향후 전체 수출경기가 급격히 추락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수출구조가 지나치게 반도체에 편중돼 있어 반도체 산업 향방에 따라 우리나라 수출이 좌우될 가능성이 높다”며 “중국 등 후발업체의 신규 공급이 본격화하면 시장의 성장세가 약화될 우려가 있다”고 지적했다.
정필재 기자 rus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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