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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화환율 1100원 넘어서… 7개월 만에 최고

입력 : 2018-06-18 20:52:10 수정 : 2018-06-18 21:45: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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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경제환경 악화 후폭풍 / 美·中 무역전쟁 심화 등 영향 / 안전자산 달러 수요 크게 늘어 /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 커져 / 환차손 우려 주식 차익실현 / 이달에 8000억 이상 순매도
환율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일주일 새 30원 가까이 치솟으면서 달러당 1100원을 넘었다. 최근의 급격한 원화 가치 하락은 미·중 무역갈등 심화 등 대외 환경이 악화하고 미국 기준금리 인상 속도가 빨라지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달러화 강세 국면 속에서 외국인 자금 유출 압력이 강해지면서 금융시장의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18일 서울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거래일보다 7.1원 오른 달러당 1104.8원으로 마감했다. 종가기준으로 2017년 11월 15일(1112.30원) 이후 최고치다. 지난 15일 14.6원 급등하면서 기록한 연중 최고점(1097.7원)을 하루 만에 경신한 것이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급등세를 보이고 있다. 북·미 정상회담 전에는 지정학적 리스크 해소 기대감에 하락했으나 이후 나타난 변수들에 반등했다. 지난 11일과 비교해 29.6원이나 올랐다.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 수출 대금을 달러로 받는 수출기업들의 이익 개선에 도움이 되는 측면이 있다. 그러나 최근의 환율 상승은 득보다는 실이 더 많을 수 있다는 평가다. 글로벌 시장 불안으로 인한 달러 강세와 위험자산 회피 분위기가 환율을 끌어올리고 있기 때문이다. 김선태 KB국민은행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경기 회복세가 신흥국까지 이어지지 않고 있고, 한국도 기존 예상과 달리 경기가 둔화할 수 있다는 시각 때문에 원화 약세가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가장 우려되는 것은 외국인 자금 유출이다. 원화 환산손실에 따른 외국인들의 차익실현이 이어질 수 있다. 미국이 올해 금리인상 전망을 기존 3회에서 4회로 상향 조정하고, 유럽중앙은행(ECB)도 오는 12월 양적완화를 종료하겠다는 계획을 밝히는 등 주요국들이 ‘돈줄 조이기’에 나서면서 이미 일부 신흥국 금융시장은 혼란을 겪고 있다. 아르헨티나의 경우 페소화 환율이 지난해 말과 비교해 50% 이상 뛰면서 외국인 자금이 급격히 빠져나가자 더 이상 버티지 못하고 국제통화기금(IMF)에 구제금융을 신청했다.

우리 증시에서도 외국인 자금이 빠져나가고 있다. 한국거래소 집계를 보면 1월을 제외하고 외국인은 2월부터 내내 순매도를 나타내고 있다. 이달 초부터 이날까지 외국인은 8280억원어치를 순매도했다. 특히 이날 외국인은 정보기술(IT) 대형주인 삼성전자, SK하이닉스를 대거 매도했다. 이에 코스피는 전거래일보다 27.8포인트(1.16%) 내린 2376.24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은 전 거래일보다 3% 하락했다.

이 와중에 미·중 무역갈등이 커지면서 수출까지 위협받고 있다. 미국이 50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품목 1102개에 25% 관세를 부과하겠다는 방침을 밝히자 중국도 500억달러어치의 미국산 제품에 25% 관세를 매기겠다고 반격했다. 한국의 최대 무역 상대국인 중국의 대미 수출이 줄면 한국의 대중 수출도 타격이 불가피하다. 경제분석기관인 옥스퍼드 이코노믹스는 미·중 보복관세로 미·중 모두 올해와 내년 경제성장률이 0.1∼0.2%포인트 하락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통화가치는 낮고 수출도 부진하게 되면 투자처로 한국의 매력은 더 떨어질 수밖에 없다. 그렇다고 인도 등 일부 신흥국들처럼 우리도 기준금리를 올려 통화가치 하락을 방어하기도 어려운 상황이다. 박춘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는 한·미 간 기준금리 역전폭 확대로 국내 자금유출 가능성이 반영된 것”이라며 “달러 강세, 원화 약세는 코스피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신흥국 불안 확산 여부, 유로존 경제 회복 속도 등이 달러화 향방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경 기자 l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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