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문화와 다양한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수입 맥주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올 1월 미국산 맥주에 이어 7월1일부터 유럽산 맥주의 수입 관세가 없어져 수입 맥주는 더욱 밀려들어올 전망이다. 국산 맥주업계는 초비상이 아닐 수 없다.
국산 맥주는 원재료비에 판매관리비, 마케팅비, 이윤 등을 모두 포함한 가격을 원가로 해 세금(72)을 매긴다. 원가에 이윤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익을 많이 남길수록 세금도 늘어난다. 반면 수입 맥주는 수입회사가 신고한 수입가격에 비례한 관세(0∼30)를 붙인 금액을 원가로 해 주세(72)를 매긴다. 수입업체가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하면 세금을 적게 부담하고 유통과정에서 가격을 올려 팔 수 있는 구조다. 한국소비자원이 수입 맥주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통관 후 수입가와 국내 평균 판매가가 6배 차이가 났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는 외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수입가격의 확인이 어렵고 수입업체가 (판매가를) 정하기 나름”이라며 “모든 거래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국산 맥주와 경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요 편의점에서는 이미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맥주 수입도 크게 늘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맥주 수입액은 2009년 3716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6309만달러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1년 전(1억8156만달러)보다 45 급증했다.
국내에서 수입 맥주 판매량이 늘면서 수입사들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수입 맥주 1위인 아사히맥주를 판매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매출이 136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956억원)보다 42.2나 늘었다. 판매량 2위인 칭다오맥주를 판매 중인 비어케이도 지난해 매출이 1180억원으로 전년 동기(859억원)보다 37.3 증가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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