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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려오는 수입 맥주… 국내업체들 초비상

입력 : 2018-06-18 20:54:30 수정 : 2018-06-18 20:5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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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이어 유럽산 관세 내달 철폐 / 수입액도 지난 8년간 7배 폭증 / 국내업체 “수입가로 원가 산정 / 세금서 역차별… 가격경쟁 불리” ‘맥주광’인 직장인 김진수(32)씨는 요즘 퇴근 후 월드컵 축구 경기를 보며 맥주를 마시는 게 큰 행복이다. 하지만 김씨가 즐겨 마시는 맥주는 국산이 아닌 수입맥주다. 이유가 뭘까. 김씨는 “각 나라의 독특한 맥주 맛을 볼 때마다 새롭고 즐겁다”며 “가격도 국산 맥주보다 저렴해 실속이 있다”고 말했다.

혼자 술을 마시는 ‘혼술’문화와 다양한 맥주를 찾는 소비자가 늘면서 수입 맥주 시장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올 1월 미국산 맥주에 이어 7월1일부터 유럽산 맥주의 수입 관세가 없어져 수입 맥주는 더욱 밀려들어올 전망이다. 국산 맥주업계는 초비상이 아닐 수 없다.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4캔에 1만원’에 팔리던 편의점 수입맥주 가격은 최근 4캔(500㎖)에 5000원까지 떨어졌다. 하지만 국산 맥주는 1캔에 2700원으로 할인 없이 판매된다. 국내 맥주가 수입 맥주보다 더 비싼 이유는 과세표준 차이 때문이다.

국산 맥주는 원재료비에 판매관리비, 마케팅비, 이윤 등을 모두 포함한 가격을 원가로 해 세금(72)을 매긴다. 원가에 이윤이 들어가기 때문에 이익을 많이 남길수록 세금도 늘어난다. 반면 수입 맥주는 수입회사가 신고한 수입가격에 비례한 관세(0∼30)를 붙인 금액을 원가로 해 주세(72)를 매긴다. 수입업체가 수입가격을 낮게 신고하면 세금을 적게 부담하고 유통과정에서 가격을 올려 팔 수 있는 구조다. 한국소비자원이 수입 맥주의 가격을 조사한 결과 통관 후 수입가와 국내 평균 판매가가 6배 차이가 났다.

주류업계 관계자는 “수입 맥주는 외국에서 생산되기 때문에 수입가격의 확인이 어렵고 수입업체가 (판매가를) 정하기 나름”이라며 “모든 거래과정이 투명하게 공개되는 국산 맥주와 경쟁이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주요 편의점에서는 이미 수입 맥주 매출 비중이 60를 넘어섰다. 맥주 수입도 크게 늘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맥주 수입액은 2009년 3716만달러에서 지난해 2억6309만달러로 매년 두 자릿수 성장률을 기록했다. 특히 1년 전(1억8156만달러)보다 45 급증했다.

국내에서 수입 맥주 판매량이 늘면서 수입사들은 최대 실적을 올렸다. 수입 맥주 1위인 아사히맥주를 판매하는 롯데아사히주류는 지난해 매출이 1360억원을 기록했다. 1년 전(956억원)보다 42.2나 늘었다. 판매량 2위인 칭다오맥주를 판매 중인 비어케이도 지난해 매출이 1180억원으로 전년 동기(859억원)보다 37.3 증가했다.

김기환 유통전문기자 kk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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