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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대북제재 풀리기도 전에… 단둥, 개발·무역 활기

입력 : 2018-06-17 18:04:53 수정 : 2018-06-17 23:2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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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재 완화 기대감에 사람 몰려들어 / ‘北 접경지’ 제재 이전 수준으로 회복 / “하루에도 수십·수백명씩 강 건너와 / 공장·식당 등 취업 北근로자들 증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고강도 대북제재 결의로 직격탄을 맞았던 북한 접경지인 중국 랴오닝(遙寧)성 단둥(丹東)이 기지개를 켜고 있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국제사회의 대북 제재가 전혀 풀리지도 않았는데도 단둥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이다. 남북, 북·중, 북·미 정상회담이 잇따라 열리고 대북제재 완화에 대한 기대가 커진 영향으로 보인다. 싱가포르 북·미 회담 직후인 지난 14일 찾은 단둥은 한때 1000여명 수준으로 떨어졌던 북한 무역상이 최근 한 달 새 2배가량 증가하면서 예전 수준을 회복해가는 분위기가 역력했다. 자취를 감췄던 북한 근로자도 다시 모습을 드러내며 그 수가 늘어나고 있다. 또 한국 대기업 2, 3곳이 이미 진출 채비를 갖췄고 중국 부동산 개발업체도 단둥 지역 부동산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신의주·단둥 잇는 조중우의교 지난 14일 트럭과 버스들이 중국 랴오닝성 단둥과 북한 신의주를 잇는 다리인 조중우의교를 건너 단둥으로 들어서고 있다.
한 현지 소식통은 17일 “단둥과 투먼(圖們), 허룽(和龍) 등 강 하나면 건너올 수 있는 지역에서 하루에도 몇 백명, 몇 십명 단위로 북한인들이 건너오고 있다”고 말했다. 취업비자 없이 친척 방문이나 관광 목적으로 받은 도강증(渡江證)으로 중국에 입국해 공장이나 식당 등에 취업하는 북한 근로자들이 늘고 있다는 얘기다. 이 소식통은 “중국 기업이 주로 북한 근로자를 고용하는데, 인력난에 허덕이는 상황에서 최근 관계가 개선되다 보니 중국 공안이 취업을 눈감아주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고려거리의 북한식당 지난 14일 정오 무렵 찾은 단둥시내 고려거리 인근의 북한 식당. 북한 여종업원들이 손님을 맞이하느라 분주하다.
단둥 고려거리 인근 상점을 찾는 북한 무역상도 눈에 띄게 늘었다. 한 중국인 대북 사업가는 “소상인들이 많이 늘었다. 최근 한 달 새 두 배는 증가한 것 같다”고 했다. 중국이 대북 수출 화물 검색과 북한산 임가공품 밀수 단속을 크게 완화해 금수 품목들의 반·출입이 늘고 있다고 미국 자유아시아(RFA) 방송이 15일 보도한 바 있다.

통관 기다리는 화물트럭 통관을 기다리는 북한과 중국 화물트럭들이 지난 14일 단둥 세관 앞에 줄지어 서 있다. 대북 경제제재로 북한과 중국의 교역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세관 앞에 대기하는 화물 트럭이 줄었으나 최근 들어 늘어나고 있다.
부동산에 대한 관심도 폭발적으로 늘어나고 있다. 한국과 중국 부동산 개발업자도 시장 조사에 착수했다. 최근엔 한국 부동산 전문가 20여명이 이 지역을 다녀갔다. 저장(浙江)성과 푸젠(福建)성 출신 중국 부동산 투자자들이 한 번에 20∼30채씩 아파트를 싹쓸이하고 있다는 소문도 들린다. 과거 북한이 경제특구로 개발하려다 중단했던 황금평과 위화도에 중국 정부가 대대적인 개발을 준비 중이라는 소문도 들린다. 한 단둥 현지 소식통은 “중국 내부에서는 (대북제재 완화에 대비한 진출기업 선정 등) 사전준비가 이미 다 마무리됐다는 소식들이 들려온다”며 “단둥시가 부자가 되는 것은 멀지 않았다는 기대감도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단둥=글·사진 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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