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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美정상 핫라인 가동… 비핵화 협상 '기대' 즉흥적 담판 '우려'

입력 : 2018-06-17 18:26:14 수정 : 2018-06-17 22:02: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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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통화 예정 / 트럼프, 싱가포르서 전화번호 줘 / 金 “내 책상 위 핵단추 없애버려” / 회담 교착 땐 ‘돌파구’ 작용 전망 / 후속협상 등에 탄력 붙을 가능성 / 트럼프 ‘리얼리티 쇼’처럼 활용 땐 / 한반도 흔들 돌출 발언 나올 수도 / 靑선 “중요한 진전 이뤄져” 고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지난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카펠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악수하며 밝게 웃고 있다. 백악관 제공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김정은(얼굴) 북한 국무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5일 폭스뉴스와 인터뷰에서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김 위원장과 만났을 때 자신의 직통 전화번호를 주었고, 아버지의 날인 일요일에 김 위원장에게 실제로 전화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두 정상은 그 당시에 단독회담을 하던 중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과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을 회담장으로 불러 이들을 통해 서로 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고 미국 정부 관계자가 언론에 전했다. 김 위원장이 확대회담에서 “전 세계 사람들이 한 가지 알아야 할 것은 내 책상 위에 있는 핵 단추를 없애버리게 한 사람이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사실을 알고, 당신(트럼프 대통령)을 존경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이 관계자는 전했다.

미국 조야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 간 상시 전화 통화 체제 가동에 ‘기대 반 우려 반’의 반응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결과에 대한 미국 사회 일각의 비판을 의식해 김 위원장과 전화 통화를 통해 북·미 간 상시 협의 체제 가동을 과시할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폭스뉴스 인터뷰가 끝난 뒤 백악관 북쪽 광장에서 기자들과 만나 북한의 누구와 통화할 것이냐는 질문에 “나는 북한에 있는 ‘나의 사람들’과 이야기하려고 한다”면서 “나는 이제 그(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나는 그(김 위원장)에게 직접 연결되는 전화번호를 줬고, 그는 어떤 어려움이 생기면 나에게 전화를 걸 수 있다”면서 “나도 그에게 전화할 수 있고, 우리는 의사 소통을 할 수 있게 됐다”고 강조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지난 12일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카펠라호텔에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안내로 미국 대통령 전용차인 ''비스트'' 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백악관 제공
트럼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상시 통화할 수 있다면 ‘핫라인’이 가동되는 것이다. 그러나 북한과 미국 간에 핫라인 개통을 위한 사전 준비를 하지 않았기 때문에 이번에는 의례적인 인사말을 주고받는 데 그칠 수 있다고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이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문재인 대통령이나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에게 전화하듯이 수시로 김 위원장에게 전화를 하면 일단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한 북·미 간 후속 협상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보인다. 북·미 고위급 또는 실무자 회담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 양측의 최고 결정권자가 직접 나서서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북한 당국자들은 미국과 협상을 하면서 본부 훈령이 없으면 사소한 내용도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는 게 미국 정부 관계자의 설명이다.
트럼프, 김정은에 ‘엄지 척’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 도중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을 향해 엄지를 추켜세우고 있다.
싱가포르=AP연합뉴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의 전화 통화를 ‘리얼리티 TV 쇼’처럼 이용하거나 전화로 한반도의 안보 상황을 뒤흔드는 돌출 발언을 할 수 있다는 경계론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회담장에서 한국과 사전 협의 없이 불쑥 한·미연합군사훈련 중단 결정을 내려 한국 정부를 깜짝 놀라게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과 통화하면서 즉흥적으로 이와 유사한 발언을 하거나 중대 결정을 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그와 매우 잘 지냈고, 우리는 정말 죽이 잘 맞았다”면서 “그는 훌륭하고, 나는 지금 북한과 환상적 관계를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매우 좋은 케미스트리(궁합)를 갖고 있으며 이것은 좋은 일이지 나쁜 일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한편 청와대는 트럼프 대통령의 북·미 정상 통화 예고에 크게 고무된 분위기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17일 “아주 중요한 진전이 이뤄지고 있는 것”이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북·미 정상이 필요할 때마다 서로 통화할 수 있는 관계가 됐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이 관계자는 “양측 간 현안에 대해 수시로 이야기할 수 있다는 것은 북·미 관계 진전의 상징적 사건”이라며 “이것이 한반도의 새로운 틀을 만들어 나가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본다”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박성준 기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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