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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파원+] 북·미회담 이후 아시아, 중국 독무대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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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17 10:13:46 수정 : 2018-06-17 10:13: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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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 예고 / 美 언론 “아시아서 美 영향력 급속히 축소될 것” 지난 12일 싱가포르에서 열린 북·미 정상회담을 계기로 아시아의 정치·안보 지형에 중대한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만나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 결정을 내렸고, 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을 예고했다. 주한 미군 감축 또는 철수 결정이 나면 주일 미군이 그다음 타깃이 될 것이라는 게 미국 안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주한 미군과 주일 미군이 줄어들면 아시아는 자연스럽게 중국의 독무대로 변할 것이라고 미국의 언론과 전문가들이 지적했다.

미국의 언론 매체인 유에스 뉴스 앤드 월드 리포트(이하 유에스 뉴스)는 16일(현지시간) ‘트럼프-김 회담 이후 아시아가 변하고 있다’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아시아에서 미국의 전통적인 역할이 퇴조하고, 중국이 이 틈을 이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도 전날 아시아 전문가인 도널드 커크 기자의 기고문을 통해 “트럼프가 싱가포르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 승리를 안겨주었고, 아마도 아시아 전체를 중국에 넘기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미 회담 파장

유에스 뉴스는 ‘트럼프-김 회담’의 즉각적인 결과로 3가지를 꼽았다. 우선 미국이 한국과 일본에 대한 방위 공약을 폐기할지 그 불확실성이 커졌고, 이때 중국이 이 지역의 평화 수호자로 나설 것인지 의문에 제기되고 있다는 것이다. 이런 상황에서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할지 여전히 알 수 없게 됐다는 게 이 매체의 분석이다. 이런 불확실성 속에서 한 가지 확실한 것은 아시아에서 힘의 균형이 중국 쪽으로 급격하게 기울고 있다는 점이라고 유에스 뉴스가 강조했다. 

지난 14일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북미정상회담 결과를 설명하기 위해 방중한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장관(왼쪽)이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만나고 있다.
사진=AP·연합뉴스
디미타 구에로구이에프 시러큐스대 교수는 이 매체에 “트럼프 정부가 (아시아에서) 병력 감축 및 통합을 선호하고 있고, 이로 인해 구조적인 변화가 일어나고 있는 것”이라며 “미·중 관계에서 극적인 변화가 나타나고 있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유에스 뉴스는 “한·미 연합훈련은 북한뿐 아니라 중국에 대한 억지력을 유지하는 데 기여해왔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는 “트럼프 대통령은 비용 문제를 들어 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을 제기했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아시아의 동맹국들은 미국에 군사적으로 의존하거나 미국의 외교적인 지원을 받을 수 있을지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유에스 뉴스는 “전문가들은 중국이 이미 아시아 지도국이라는 망토를 물려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고 믿는다”고 전했다.

로버트 로스 보스턴 칼리지 교수는 “중국은 한국의 뒷마당에서 이미 (미국보다) 더 큰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은 그런 중국을 수용해야 하는 압박을 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렇지만 중국이 강압적으로 자국의 이익을 확대하려 들면 많은 나라의 반발을 초래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이 분석했다. 로스 교수는 “트럼프 대통령이 사전 협의 없이 돌발적으로 행동하고, 마치 한·미 동맹 관계를 하루아침에 바꾸려는 것처럼 말함으로써 이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촉진하는 결과를 초래했다”고 강조했다.

◆한·일의 우려

트럼프 대통령이 한·미 연합훈련 중단과 주한 미군 철수 가능성을 시사했으나 주일 미군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커크 기자는 SCMP에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추론해보면 그 결과는 뻔하다”면서 “일본이 평화헌법 9조를 개정해 독자적으로 군사력을 강화하고, 미국 없이 중국과 북한의 위협에 맞서라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아시아에 대해 잘 알지 못하고, 군 경험이 없으며 자신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깨닫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커크 기자는 “트럼프 대통령은 주한 미군이 필요 없고, 아마 주일 미군도 필요 없다는 일반적인 인식을 보여 미국의 영향력이 급속하게 축소될 것이고, 결국 중국이 최대 수혜자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커크 기자는 “시 주석의 궁극적인 꿈은 한반도를 넘어 서해를 거쳐 인도양에 진출하고, 중동에 이르기까지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이라며 “트럼프가 김 위원장과 만난 것은 트럼프가 의식하지 못한 채 김 위원장뿐 아니라 시 주석에게도 선물을 안긴 것”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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