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靑, 입장 정해놓고 불렀나”…檢 부글부글

입력 : 2018-06-15 22:13:32 수정 : 2018-06-15 22:13:31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文대통령, 검경수사권 조정 피력 / 대통령 독대까지 한 문무일 ‘머쓱’ / “문명국가 온당한 제도 정착 최선” / 檢, 내주 검사장 인사 앞서 ‘뒤숭숭’ / 용퇴한 간부들은 잇단 정부 비판 15일 문재인 대통령의 검경 수사권 조정 발언을 두고 검찰 내부에서는 ‘원치 않은 일이 결국 왔다’는 반응이 나왔다.

문 대통령이 문무일 검찰총장 등과 만난 자리에서 “경찰은 수사에서 더 많은 자율성을 부여받아야 하고, 기소권을 가진 검찰은 사후적·보충적으로 경찰 수사를 통제하는 데 역량을 집중할 필요가 있다”며 사실상 경찰에 힘을 실어줬기 때문이다.

문 대통령과 독대까지 해가며 검찰 입장 반영에 최선을 다한 문 총장으로선 머쓱한 입장이 됐다. 그는 이날 오후 서울 서초구 대검찰청에서 퇴근하며 “우리 국민이 문명국가의 시민으로 온당한 대접을 받을 수 있는 제도가 정착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법조계 안팎에선 청와대가 주도해 만든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에둘러 비판한 것이란 분석이 나왔다.
수사권 조정 책임자들 한자리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오후 청와대 본관 백악실에서 정부 검경 수사권 조정 책임자들과 오찬을 하기에 앞서 발언하고 있다. 문 대통령 오른쪽 시계방향으로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 이철성 경찰청장,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 문무일 검찰총장, 박상기 법무부 장관.
청와대 제공

검찰은 내부적으로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이나 대놓고 청와대를 비판했다간 행여 ‘적폐’로 찍힐까봐 다들 전전긍긍하고 있다. 마침 정기인사가 다가온 상태여서 괜히 나섰다가 불이익을 받을까봐 우려하는 검사도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선 청와대가 검찰의 조직적 반발을 막기 위해 일부러 다음 주로 예정된 검사장급 인사 발표에 앞서 수사권 조정 카드를 꺼내든 것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오는 실정이다.

지난 12일 검찰 내부통신망을 통해 사직 인사를 한 김강욱 대전고검장은 “정파적 이해관계에 따른 판단이 아니라 국가 미래를 위한 가장 바람직한 형사사법 체계가 결정되기를 소망한다”는 말로 지금의 검경 수사권 조정 논의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다.

역시 사표를 낸 안상돈 서울북부지검장은 “밤낮없이 업무에 매진해 온 검찰 구성원들이 비난을 받고 권한을 박탈당한다는 생각에 마음이 아프다”고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비판했다. 김회재 의정부지검장 역시 검찰 내부망에 올린 사직 인사에서 “수사권 조정 등 검찰개혁 방안을 놓고서 조직 내부 의견도 분분하다”고 말해 정부안에 비판적 의견이 많음을 내비쳤다.

일선 검사들은 문 대통령 발언에 대한 직접적 언급을 삼가면서도 불편한 심기를 나타냈다. 재경지검의 한 검사는 “검경 수사권 조정 여론은 막을 수 없을 것 같다”면서 “이번 논의에서 검찰 입장이 배제되는 것 같아 아쉽다”고 검찰 ‘패싱’ 논란을 거론했다. 다른 일선 검찰청 검사도 “언젠가 이런 일이 닥칠 거라 예상했지만 역시 달갑지 않다”며 “이미 방향을 다 정해놓은 뒤 검찰 입장을 듣는 형식만 갖추는 모양새”라고 꼬집었다.

반대로 경찰은 수사권 조정안의 구체적 내용이 어떻게 정해지느냐에 관심을 보였다. 서울의 한 간부급 경찰관은 “경찰에 수사 자율권을 더 준다는 것이 어떻게 구체화할지가 중요하다”며 “최소한 수사 종결권이 넘어와야 책임 있는 수사가 가능하다”고 말했다. 또 다른 경찰관 역시 “수사 종결권이나 압수수색영장 청구권 등 구체적 권한이 꼭 경찰로 넘어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범수 기자 swa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