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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개·노루와 기러기… 자연계 생명체 공생의 비밀

입력 : 2018-06-16 03:00:00 수정 : 2018-06-15 19:3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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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제프 H. 라이히홀프 지음/ 박병화 옮김/요한 브란트슈테터 그림/ 이랑/1만6000원
공생, 생명은 서로 돕는다/요제프 H. 라이히홀프 지음/ 박병화 옮김/요한 브란트슈테터 그림/ 이랑/ 1만6000원

공생(共生·Symbiose)은 서로 다른 생명체의 공동생활을 뜻한다. 협력 파트너 쌍방에 이익을 주는 서로 다른 유기체의 공동생활이라고 할 수 있는 원칙이다. 자연계 모든 생명체에 해당된다. 독일의 진화생물학자 라이히홀프는 이 책에서 동물과 식물, 미생물 등 ‘순수한 자연’과 그 무생물의 환경을 이어 주고, 다른 한편으로는 경제활동을 하는 인간과 서로 다른 문화를 이어 주는 ‘공생’의 예를 30가지 소개하고 있다.

아프리카 사바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소등쪼기새(Oxpecker)와 물소의 공생이 대표적이다. 소등쪼기새는 물소 등의 진드기를 쪼아먹거나 상처에 생긴 구더기를 먹는다. 물소는 무차별 공격하는 진드니나 구더기를 스스로 처리하지 못하기 때문에 소등쪼기새가 고마울 뿐이다. 소등쪼개새의 입장에서도 자신들을 사냥하는 맹금류의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선 살아있는 물소의 몸 위가 안전하다. 소등쪼기새와 같은 조류는 무엇보다 인간의 습격에 상시로 노출돼 있는 자연상태에서 위험이 닥쳤을 때 멀리 들리도록 경고음을 보내는데 이 역시 공생의 한 단면이라는 것이다.

책을 통해 인간과 개가 친구가 되고, 넓은 들판의 노루와 기러기가 적으로부터 공동 전선을 구축한 이유를 알게 된다. 멧돼지가 어떻게 송로버섯 포자를 옮기는지, 열매나 식물이 왜 동물을 먹여 살리는지, 아카시아와 개미의 주거 공동체가 어떻게 만들어졌는지 그 비밀을 들여다볼 수 있다.

인간의 삶에서도 공생은 똑같이 적용된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삶은 경쟁만으로는 살 수 없고 협동을 통할 때 훨씬 순조로울 때가 많다. 물론 협동을 한다고 ‘생존경쟁’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지만, 그 경쟁을 혼자서 아주 혹독하게 치를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협동은 경쟁을 원만하게 해주고 동시에 새로운 것, 더 나은 것, 지속적인 것을 만들어낸다. 인간 사이의 파트너 관계에도 참여자의 공생하는 태도가 전제된다. 그렇지 않으면 그 관계는 빠른 시간에 깨지고 만다. 또 이런 불공평한 관계로 인해 협력 파트너 한쪽이 멸종한다면 다른 파트너 역시 살아남기 어렵다. 300여 년 전 인도양 모리셔스섬에 서식하던 도도의 멸종으로 인해 도도나무 역시 공멸하는 사태에 이른 것처럼. 인류가 중장기적으로 존속할 수 있으려면 공생의 복합체로 계속 진화해야 한다고 저자는 주장한다.

박태해 선임기자 pth122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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