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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시간여행 온 듯한… 유럽 책마을·서점에 푹 빠지다

입력 : 2018-06-16 03:00:00 수정 : 2018-06-15 19:42: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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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경미 지음/카모마일북스/1만7000원
시간을 파는 서점/신경미 지음/카모마일북스/1만7000원

네덜란드의 한자동맹 도시로 유명한 ‘데이븐떠’(데벤터르·Deventer)는 매력이 넘치는 곳이다. 특히 크리스마스 시즌엔 ‘디킨스 축제’가 열린다. 네덜란드를 비롯하여 독일, 프랑스, 벨기에의 크리스마스 마켓을 다녔보았지만 나와 아이들 모두 이곳을 으뜸으로 친다. 왜냐하면 온동네 사람들이 19세기의 영국인 분장을 하고 당시 의상을 입고 축제를 하기 때문에 볼거리가 무궁무진하다. 영국 작가 찰스 디킨스를 너무나 사랑한 네덜란드인들의 문학카페 모임이 점점 커져서 네덜란드를 대표하는 축제까지 이르게 되었다.

디킨스 축제는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이루어지기 때문에 그의 대표작 ‘ 크리스마스 캐럴’을 비롯해 픽윅문서, 두 도시 이야기, 위대한 유산, 올리버 트위스트 등 작품 속 주인공과 등장인물들이 갖가지 모양으로 변신하여 소설 속 한 장면을 연출한다. 디킨스의 작품을 굳이 소개하지 않아도 마을 사람들이 펼치는 축제 현장에 들어가 있으면 마치 시간여행을 한 듯 푹 빠진다. 청중들은 스쿠르지 할아버지에게 핀잔도 듣고 지나가는 거지들을 보고 동냥을 해주기도 한다. 갑자기 나타난 말리 유령 때문에 깜짝 놀랐다.

여름에는 유럽 최대의 책 장터를 경험할 수 있다. 오래된 책향을 맡을 수 있는 고서점이 즐비하다. 구하기 힘든 책들을 싼값에 구할 수도 있다. 그야말로 꿈꾸는 책들의 도시이다. 역시나 우리 아이들도 ‘데이븐떠’의 고서점에 가서 흥미를 보였다. 만화책 전문서점에서 들어가서는 아예 나올 생각을 하지 않고, 지하로 들어가 미로를 샅샅이 헤매면서 다니던 고서점에서 대단한 흥미를 보였다. 왜 이 도시에는 디킨스 책이 많냐고 묻는다. 아이들 스스로도 대화를 나눈다. 연령층이 다양하고 여러 명이라 자기들 나름대로 제 수준에 맞는 토론을 한다. 파리 노트르담 성당 근처에 있는 ‘세익스피어 앤 컴퍼니’ 서점에서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했다. 프랑스어라 읽을 줄 몰라 망설이다 예쁜 그림책을 보니 사 달라고 조른다. 서점을 다닐 때마다 아이들과 나눈 대화가 소설 같다.

신경미 밀알학교 교사
저자 신경미 작가(사진)는 아이들과 아름다운 우연을 만들었던 유럽 서점 순례기와 유쾌한 기억들을 이 책에 담았다.

신경미 밀알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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