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의 트럼프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귀국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 인근 앤드루스 공군기지에서 차량에 탑승하기 전 취재진에게 손을 흔들고 있다. 앤드루스 공군기지=AP연합뉴스 |
트럼프 정부는 6·12 북·미 정상회담을 통해 북한의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성과를 거뒀는지 논란에 휩싸여 있다. 북한을 대화의 장으로 끌어냈지만, 북한의 비핵화 의지를 확인하지 못했고, 비핵화를 위한 실질적인 조치를 마련하지 못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등은 이번 회담을 계기로 북한의 비핵화 실현을 위한 강한 자신감을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의 핵 위협이 이제 사라졌다”고 주장했고, 폼페이오 장관도 북·미 정상회담과 이를 위한 고위급 회담, 판문점 실무 회담 등을 통해 실질적인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대통령이 어느 행성에 사는지 모르겠다”고 힐난했다.
평양의 김정은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담을 마치고 13일 중국 국제항공 소속 전용기편으로 귀환해 평양 순안비행장에서 북한군 의장대를 사열하는 모습을 조선중앙통신이 14일 보도했다. 연합뉴스 |
그러나 북·미 간에 벌써 정상회담 공동성명을 놓고 엇갈린 해석이 나오고 있다. 북한은 미국이 ‘단계적 동시 행동 원칙’에 동의했다고 주장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다른 데서 나온 내용은 힘껏 무시해야 할 것”이라고 일축했다. 뉴욕타임스(NYT)는 공동성명 내용이 모호해 각자 유리하게 해석할 여지를 남겼다고 지적했다. 폼페이오 장관은 “심도 있는 검증이 있을 것이라는 점을 북한이 이해한다고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그렇지만 공동성명 어디에도 이렇게 해석할 문구가 없다고 NYT는 지적했다.
이제 북핵 문제의 진로는 북·미 간 고위급 회담에서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 이 회담이 과거처럼 장기화하고, 교착상태에 빠질 가능성이 크지만 김 위원장이 전략적 결단을 내리고, 트럼프 대통령이 융통성을 보이면 돌파구가 마련될 수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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