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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국가 같은 미국과 캐나다가 G7 정상회의 공동성명 발표를 둘러싸고 정면 충돌하는 등 최악의 관계로 치닫고 있다. 캐나다에서 미국 상품 불매운동이 대대적으로 번지고 있다. 미국과 멕시코의 갈등도 악화일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접경지대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멕시코 측이 내야 한다고 압박하고 있지만 멕시코 정부는 “한 푼도 낼 수 없다”고 버티고 있다. 하루가 멀다 하고 티격태격하는 미국·캐나다·멕시코 3개국이 2026년 월드컵 공동 개최지로 결정됐다. 세 나라 정상이 축하메시지를 내놓은 가운데 엔리케 페냐 니에토 멕시코 대통령은 “세계 축구계가 북미 3개국이 깊이 단합하고 있는 것을 인정한 것”이라고 주장했다.

북중미 3국 공동 개최 결정을 보고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남북한, 중국, 일본의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 카드를 꺼내 들었다.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축구연맹(FIFA) 제68차 총회가 끝난 뒤 “북한과 중국, 일본에 (공동 유치를) 제안했다”고 밝혔다. 북한은 물론 단독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중국도 “검토해 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해 청와대에서 잔니 인판티노 FIFA 회장을 만나 남북한·중국·일본 공동 개최 구상을 전달하면서 “남북한과 동북아 평화조성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군불을 지폈다.

스포츠와 정치의 분리는 오래된 원칙이지만 때론 스포츠가 정치보다 훨씬 정치적인 공간이 되기도 한다. 남북한 대화의 물꼬를 튼 평창올림픽과 2002년 한·일 월드컵이 그랬다. 월드컵 역사에서 처음인 공동 개최는 두 나라의 역사적 특수성과 FIFA 내부의 정치적 절충이 빚어낸 작품이었다. 붉은 악마의 함성이 대한민국을 하나로 모으고 대한민국을 세계에 알린 경기였다.

잠자고 있던 붉은 악마들이 다시 깨어나고 있다. 러시아 월드컵 33일간의 열전이 시작됐다. FIFA 랭킹 57위 한국의 전력이 32개 참가국 중 최하위권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선수들 몸값은 23위로 평가됐다. 축구공은 둥글다. 축구장에는 선수들만 뛰는 것이 아니다. 국민의 응원도 함께한다.

김기홍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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