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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 후광효과’ 與 승리 원동력 … 시대 흐름 놓친 野에 ‘회초리’

입력 : 2018-06-13 22:49:38 수정 : 2018-06-14 08: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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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野 승패 원인 분석 / 文대통령 국정운영 뒷받침 심리 / 여권 지지층 투표장으로 이끌어 / 한반도 평화 조성 기대감도 한 몫…“국민들 대통령 보고 뽑았다 봐야” / 한국당 대안 제시도 없이 색깔론 / 판문점 선언도 ‘위장쇼’ 평가절하 / 구세대적 모습에 지지층 등돌려 / 바른미래·평화당도 후유증 심각
6·13 지방선거의 결과로 드러난 민심은 문재인정부에 대한 재신임과 보수진영의 몰락으로 요약된다. 문재인 대통령과 한반도 평화 조성에 대한 높은 지지율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승리의 가장 큰 원동력이 된 반면, 자유한국당 등 보수야당은 대선 이후 한층 더 싸늘해진 민심을 재확인했다.

◆승리 일등공신은 文대통령

여당의 압승을 이끈 힘은 이른바 ‘문재인 후광효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문 대통령은 최근 여론조사에서 70%대의 지지율 고공행진을 이어갔다. 문 대통령의 안정적인 국정운영을 뒷받침해야 한다는 심리가 여권 지지층을 투표장으로 이끌었다는 것이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13일 세계일보와 통화에서 “국민들이 민주당을 보고 1번을 뽑았다기보다 대통령을 보고 투표를 했다고 봐야 한다”며 “대통령을 향한 국민적 기대가 점점 커지는 상황을 반영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두 차례의 남북정상회담과 선거 전날 북·미 정상회담 등 한반도 평화 분위기에 대한 기대감도 정부·여당에 대한 신뢰를 더욱 굳건하게 했다. 문재인정부의 대북정책이 상당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인식되면서 유권자들은 이번 지방선거를 사실상 대선 1년 만에 치르는 재신임 투표로 이해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당초 최저임금 인상을 비롯한 민생·경제 이슈는 자칫 여권 악재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도 제기됐다. 그러나 현 정부의 정책방향을 뒤집어야 한다는 여론에 비해 적폐청산과 세대교체에 대한 열망이 더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일부 잡음이 새어나오긴 했지만, 민주당이 경선을 최우선 원칙으로 내세우며 공천 갈등을 예방하는 데 주력한 것도 승리 요인으로 꼽힌다. 추미애 대표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 개표상황실에서 “이번 선거는 평화와 경제, 민생에 손을 들어주신 것”이라며 “(국민의) 뜻을 가슴 깊이 새기며 더욱 겸손하고 무거운 책임감으로 집권당으로서 과제를 잘 수행하겠다”고 소감을 전했다.
당선표 붙이는 추미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가운데)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 마련된 선거상황실을 찾아 선거개표종합상황판에 당선 확실로 개표결과가 집계된 이시종 당선자 사진 옆에 당선표를 붙이고 있다.
허정호 선임기자
떠나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13일 여의도 당사에 마련된 종합상황실에서 6·13 지방선거 개표상황을 지켜보다 자리를 뜨고 있다.
하상윤 기자

◆반성과 변화 없는 보수 몰락

야당은 탄핵정국과 지난해 대선을 거치면서 변화를 바라는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판문점 선언을 ‘위장 평화 쇼’라고 평가절하한 것도 보수 지지층의 공감을 얻지 못했다. 구세대적 색깔론을 고집하며 시대적 변화의 흐름을 놓쳤다는 것이다. 홍 대표의 막말 논란으로 선거기간에는 후보들이 유세 지원을 회피하는 상황까지 벌어졌다.

선거 전략의 부재도 여실히 드러냈다. 홍 대표가 구심점 역할을 하지 못하는 가운데 서울, 충남 등에서 다른 야당과 연이어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고, 낙하산 공천마저 문제가 됐다. 경남 창원시장 선거에서는 안상수 후보가 탈당해 무소속으로 출마하며 보수표가 분산됐다. 한국당이 대안을 제시하지 못한 채 계속 지지부진한 모습을 보이자, 보수 텃밭인 영남권의 바닥 민심조차 등을 돌리는 결과로 이어졌다.

김만흠 한국정치아카데미 원장은 “보수정당은 안정적인 이미지를 보여주는 데 실패하면서 자멸했고, 결국 보수 궤멸로 이어진 것으로 볼 수 있다”며 “한국당이 완전히 무력한 모습을 보여주면서 민주당이 반사이익을 얻은 측면 때문에 표 차이가 훨씬 벌어졌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시선 떨구고… 바른미래당 유승민(왼쪽 세번째)·박주선(오른쪽) 공동대표 등 지도부가 13일 오후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지방선거 개표방송을 지켜본 뒤 굳은 표정으로 시선을 떨구고 있다. 오른쪽 두번째는 손학규 상임선거대책위원장.
이재문 기자

출구조사에서 광역단체장을 단 한 석도 건지지 못한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도 한동안 심각한 후유증을 앓을 것이 확실시된다. 바른미래당은 정체성 논란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국민의당과 바른정당이 합당한 바른미래당은 창당 직후부터 민주당 계열에서 갈라져 나온 국민의당과 새누리당(현 한국당)에서 뛰쳐나온 바른정당 출신 정치인들 간 간극을 메우지 못했다. 서울 노원병, 송파을 국회의원 재보선 과정에서 불거진 안철수계와 유승민계 간 공천 갈등이 패인으로 꼽힌다.

평화당의 경우 호남 지역정당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호남권 일부 기초단체장 선거에서 승리하긴 했지만, 인물 영입에 실패하며 비호남 지역에는 거의 후보를 배출하지 못했다.

박세준·이도형 기자 3ju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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