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월드이슈] 북·미 회담 패자는 문 대통령, 승자는 김정은인가

관련이슈 디지털기획

입력 : 2018-06-13 13:32:18 수정 : 2018-06-13 13:50:27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美 언론, 승자·패자 분석 작업 한창… 김정은, '최고의 승자'로 꼽아 6.12 싱가포르 북·미 정상회담이 끝난 뒤 미국 언론은 승자와 패자 분석 작업이 한창이다. 워싱턴 포스트(WP)는 12일(현지시간) 이번 회담의 승자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북한에 억류됐다 풀려난 김동철, 토니 김, 김학송 씨,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 싱가포르, NBA 선수 출신 데니스 로드맨을 꼽았다. WP는 패자로 저스틴 튀르도 캐나다 총리, G 7 국가, 북한 주민을 지목했다. 

미국의 언론 매체인 복스는 최고의 승자로 김 위원장을 선정했고, 문재인 대통령을 패자로 분류했다. 김 위원장은 조그만 나라의 국가 지도자로 국제 사회에서 그동안 ‘악동’ 취급을 받았었다. 그러나 이제 김 위원장은 세계 최고 강대국인 미국의 트럼프 대통령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글로벌 지도자로 부상했다. 김 위원장은 김일성, 김정일 등 북한의 지도자들이 꿈꾸던 북·미 정상회담을 성사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특히 김 위원장을 각별히 예우하는 태도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에 대한 칭찬을 늘어놓으면서 그가 정상 국가의 지도자로 대접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그렇지만 김 위원장이 그 대가로 내놓은 게 없다. 김 위원장은 4.27 남북 정상회담에서 이미 합의한 ‘완전한 비핵화’를 위해 노력한다는 공허한 약속을 했을 뿐이다. 김 위원장은 이번에 한·미 연합 군사 훈련 중단이라는 대어를 낚았다. 북한은 미국이 핵무기 탑재가 가능한 전략 자산을 투입하는 한·미 연합 군사 훈련으로 인해 심대한 안보 위협 속에서 살아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 대화가 계속되는 한 이 훈련을 중단하겠다고 약속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승자인 동시에 패자라고 이 매체가 평가했다. 은둔의 지도자 김 위원장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냈다는 점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승자이다. 그러나 김 위원장으로부터 비핵화에 관한 구체적인 실행 계획을 얻어내지 못했다는 점에서 패자이다. 김 위원장은 핵실험이나 탄도미사일 발사 시험 모라토리엄도 보장하지 않는 등 강경한 자세를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경비 절감 등을 내세워 한·미 연합 군사 훈련을 중단하는 결정을 내린 것도 그가 패자로 분류되는 이유 중의 하나라고 이 매체가 지적했다.

복스는 문 대통령을 패자로 분류한 핵심 이유가 트럼프 대통령의 한·미 군사 훈련 중단 결정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훈련은 정기적으로 실시돼왔고, 이 훈련은 미국이 대한 방위 공약을 확인하는 중요한 이벤트이다. 한·미 연합 훈련이 실시되는 한 양국 간 군사 동맹 체제에는 흔들림이 있을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결정을 내리면서 문 대통령과 사전에 충분히 협의하지 않았다고 미국 언론이 보도했다. 부산대 로버트 켈리 교수는 “미국이 한국을 버스 밑으로 던져버렸다”고 지적했다.
생각에 잠겨있는 문재인 대통령.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의 중재자이다. 그런 문 대통령이 북·미 회담에서 쓴잔을 마신 것은 아이러니라고 이 매체가 강조했다. 북한을 또한 오랫동안 한·미 양국의 틈새를 벌리려는 전략을 구사해왔다. 복스는 “김 위원장이 트럼프 대통령 앞에서 비핵화라는 당근을 흔들어 보이면서 한국의 이익을 침해하는 결정을 내리도록 했다”면서 “장기적으로 보면 한·미 양국이 이해 충돌로 사이가 벌어지게 됐다”고 강조했다. 이 매체는 “김 위원장의 이런 빈틈없는 전략에 트럼프 대통령이 놀아나고 있다는 점을 트럼프가 알고 있는지 불확실하다”고 지적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상큼 발랄'
  • 한지민 '상큼 발랄'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