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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식·한식요리로 ‘화해·교류’ 부각

입력 : 2018-06-13 06:00:00 수정 : 2018-06-12 23:47: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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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오찬·서명식·기자회견 / 金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 보게 될 것” / 트럼프 “비핵화 매우 빠르게 시작 될 것” / ‘캐딜락원’ 내부 보여주며 웃는 모습도 / ‘햄버거 오찬’ 없이 오이선·대구조림… “오늘 역사적인 만남에서 지난 과거를 걷고 새로운 출발을 알리는 역사적 서명을 하게 됐다. 세상은 아마 중대한 변화를 보게 될 것이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우리는 훌륭한 대화를 나누고 좋은 관계를 구축했다. 그(비핵화) 프로세스를 매우 빠르게 시작할 것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하고 있다.
김정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 후 오후 1시41분(이하 현지시간)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 2층 서명식 행사장에서 공동성명(Joint Statement)에 서명했다. 두 정상은 오후 1시39분부터 약 6분간 진행된 서명식에 나란히 모습을 드러냈다. 서로 먼저 앉으라는 손짓을 하며 자리를 권했다. 착석하자마자 김 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조선노동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과 마이크 폼페이오 미국 국무부 장관이 각각 테이블 쪽으로 이동해 펜을 꺼내주고 책상을 정리했다.

서명을 마친 두 정상이 환하게 웃으며 악수를 하는 순간 양측 참모진 사이에서 박수가 터져 나왔다. 서명식을 마친 두 정상은 1층 입구까지 함께 대화를 나누며 계단을 내려갔고 참모진이 뒤따랐다. 공동성명 서명식은 단독·확대정상회담 → 업무 오찬 → 산책에 이어 진행됐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합의문에 서명후 악수하고 있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업무 오찬을 마친 뒤 산책을 하고 있다
서명에 앞서 두 지도자는 업무 오찬 후 통역을 대동하지 않은 채 단둘이 회담장 주변을 산책하며 짧은 대화를 나눴다. 4·27 남북정상회담 당시 문재인 대통령과 김 위원장의 도보 다리 산책을 연상케 했다.

두 사람 모두 표정이 밝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켜보던 취재진 쪽으로 다가가 “정상회담에서 많은 진전이 이뤄졌다”며 “정말로 아주 긍정적이다. 서명하러 이동 중”이라고 서명식 행사를 예고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김 위원장에게 전용 리무진인 캐딜락원 내부를 보여주기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캐딜락원 쪽으로 데려가자 트럼프 대통령의 수행원이 캐딜락 문을 살짝 열어 내부를 김 위원장에게 보여줬다. 목소리가 취재진에게 들리지는 않았지만 차에 대해 설명하는 것으로 보였다. 김 위원장은 트럼프 대통령의 설명을 들으며 웃음을 터뜨리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캐딜락 원’ 자랑?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호텔에서 북·미 정상회담 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통령 전용차량인 ‘캐딜락 원’의 내부를 보여주고 있다.
싱가포르=연합뉴스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싱가포르 센토사 섬 카펠라호텔에서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업무 오찬을 하기 위해 입장하고 있다.
오찬은 7 대 7로 진행됐다. 북한 측에서는 김 위원장과 김영철 당 중앙위 부위원장(당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당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 김여정 제1부부장, 최선희 외무성 부상(副相·차관), 한광상 당 중앙위 부장이 참석했다.

미국 측에서는 트럼프 대통령과 폼페이오 장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 존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세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 성 김 주(駐)필리핀 대사, 매튜 포틴저 국가안보회의(NSC)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식탁에 앉았다.

전 세계가 기대한 ‘햄버거 오찬’이 현실화되지 않았지만 업무 오찬 분위기는 좋았다. 일부 예상과 달리 현송월 삼지연관현악단장의 공연은 없었다. 오찬은 전채요리, 메인코스, 후식 순으로 제공됐다.

메뉴는 미국 등 서양식 음식에 더해 오이선, 대구조림 등 한식요리가 테이블 위에 올라북미 간 화해와 교류의 의미를 부각하려 한 것으로 보인다. 전채요리로는 아보카도 샐러드와 전통적인 새우 칵테일, 꿀 라임 드레싱을 곁들인 망고 및 신선한 문어회, 한국식 오이 요리인 오이선이 나왔다. 이어 레드와인 소스와 찐 브로콜리를 곁들인 소갈비 요리, 바삭바삭한 돼지고기가 들어간 양저우식 볶음밥, 대구조림이 메인 음식이었다. 디저트로는 다크 초콜릿 타르트와 체리 맛 소스를 곁들인 바닐라 아이스크림 등이 나왔다. 한식이 돋보인 두 정상의 첫 오찬 음식에는 북·미 간 화해와 교류라는 정치·외교적 의미가 담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싱가포르 마지막 공식 일정으로 카펠라호텔에서 오후 4시15분부터 6시17분까지 60여분간 기자회견을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미 정상회담 관련 기자회견이었지만 전임 버락 오바마 행정부에 대한 힐난, 최근 G7(주요 7개국) 정상회의에 대한 불만도 드러냈다.

싱가포르=김민서·정재영 기자 spice7@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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