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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왕설래] 알파볼의 월드컵 예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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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18-06-11 22:29:32 수정 : 2018-06-11 22:2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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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 남아공 월드컵’이 끝난 뒤 스페인의 명예시민이 된 족집게 점쟁이가 있다. 독일의 한 수족관에서 살던 점쟁이 문어 ‘파울’이다. 당시 파울이 보인 신통력은 굉장했다. 독일은 조별 리그에서 호주와 가나에 이기고 세르비아에는 졌다. 파울은 다 적중했다. 이것만이 아니다. 독일은 3·4위전까지 5승2패를 거뒀다. 단 하나도 파울의 예측에서 벗어나지 않았다. 스페인 승리로 결판난 결승전도 파울의 예측대로였다.

‘2014 브라질 월드컵’ 때도 족집게가 출현했다. ‘2002 한일 월드컵’ 4강 신화의 주역에서 해설가로 변신한 이영표씨였다. 스페인 몰락을 내다봤고, 이탈리아와 잉글랜드 승부를 앞두고 이탈리아의 2-1 승리를 정확히 점쳐 “돗자리를 깔 때가 됐다”는 얘기를 들었다. 그래서 시중에 번진 말이 ‘점쟁이 문어, 이영표’다. 4년 전 파울의 기억이 그만큼 생생했다는 뜻이다.

파울과 정반대로 망신살을 자초한 전문가가 수두룩하다. 브라질이 낳은 불세출의 축구 스타 펠레가 대표적이다. 펠레는 ‘1982 스페인 월드컵’에서 브라질을, ‘1986 멕시코 월드컵’에선 이탈리아를 우승팀으로 꼽았다. 두 팀은 중도 탈락했다. 이런 일이 줄기차게 반복됐다. 축구팬이라면 ‘펠레의 저주’를 모를 사람이 없을 정도다. 한국팀도 예외가 아니다. 펠레는 2002년 한국이 8강전 상대 스페인을 꺾자 “한국이 결승전에 갈 것”이라고 했다. 4강전 상대 독일은 만세 삼창을 했을 것이다. 실제 결과도 그렇게 됐고….

‘2018 러시아 월드컵’이 눈앞이다. F조에 속한 한국 대표팀 성적은 어떨까. ‘1무2패’ 예상이 나왔다. ‘알파볼’이 이렇게 점찍었다. 알파볼은 축구 전문 업체 ‘팀트웰브’가 구축한, 빅데이터를 기반으로 하는 승부 예측 프로그램이다. 알파볼 전망과 달리 2무1패라면 16강 진출이 가능하다. 한 팀이 3승을 거두고 한국을 포함한 나머지 3팀이 모조리 비긴다면. 하지만 알파볼은 이런 가능성마저 일축했다. F조의 16강 진출팀으론 독일과 멕시코를 점찍었다.

어찌해야 하나. 알파볼의 신통력을 의심할 수밖에. 그 예측력은 파울과 펠레 사이, 그 어딘가에 있을 것이다. 부디 펠레에 가깝기를.

이승현 논설고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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