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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정중동 모드'…숙소 머물며 '운명의 담판' 대비

입력 : 2018-06-11 18:16:37 수정 : 2018-06-11 20:50: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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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측 둘째날 이모저모 / 합의문 조율 수시 보고 받으며 수행단과 대응 방안 논의한 듯 / 한때 경호원 수십명 이동 준비 / 경제시설 참관 보도 나오기도 / 현송월 등 北 관계자 단체외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세기의 담판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4시30분(이하 현지시간)까지 숙소인 싱가포르 세인트리지스호텔에 머물며 역사적인 북·미 정상회담을 준비했다.

호텔 내에서 휴식을 취하며 수행원인 김영철 조선노동당 중앙위 부원장(당 통일전선부장), 리수용 당 중앙위 부위원장(당 국제부장), 리용호 외무상, 노광철 인민무력상(국방부 장관 격), 김여정 당 정치국 후보위원(당 선전선동부 제1부부장) 등과 함께 회담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세인트리지스호텔에서 4㎞ 떨어진 리츠칼튼호텔에서 진행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부상(副相·차관)과 성 김 주필리핀 미국대사 협상팀의 정상회담 합의문 조율 보고를 수시로 받으며 대응전략을 수립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호텔 주변 삼엄한 경비 선글라스를 낀 북한 경호원들이 11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머물고 있는 싱가포르 세인트리지스 호텔 주변에서 경비를 서고 있다.
싱가포르=AFP연합뉴스
김 위원장이 묵고 있는 세인트리지스호텔에서는 이날 오후 2시20분쯤부터 경호원으로 추정되는 인물들을 포함해 수십 명이 이동을 준비하는 모습이 포착됐다. 이어 오후 3시23분쯤 김 위원장이 숙소를 나와 경제 관련 시설을 참관할 것이라는 보도가 나와 긴장감이 높아졌다. 오후 2시30분쯤에는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관계자들이 미니버스를 타고 호텔을 나서는 모습이 포착되기도 했다.

김 위원장 숙소 부근은 곳곳에서 권총을 찬 경호 인력이 경계를 하는 등 이날도 준(準) 계엄상태의 경비가 계속됐다. 호텔 주변엔 2m 높이의 가림막이 세워졌고 금속탐지기를 동원한 차량 검문이 계속됐다. 호텔 앞 버스정류장도 임시 폐쇄됐다. 경비인력 수십명이 주변을 경계했다.

세계 각국 보도진의 취재 경쟁도 이어지고 있다. 영상, 사진기자와 취재기자 50여명이 세인트리지스호텔 입구가 보이는 길 건너편에서 단체로 대기하며 진을 쳤다. 

북미 정상회담을 하루 앞둔 11일 오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묵고 있는 싱가포르 세인트 리지스 호텔에서 현송월 북한 삼지연관현악단 단장과 관계자들이 미니버스를 타고 호텔을 나서고 있다.
오전에는 북한 관영 매체인 조선중앙통신, 조선중앙TV 기자들로 추정되는 북한 측 인원들도 나와 호텔 앞 풍경을 촬영했다. 이들은 스틸카메라와 방송 영상 카메라를 각각 들고 나와 밝은 표정으로 취재를 했다. 밝은 표정의 이들은 말끔한 정장 차림에 파란색 넥타이를 매고 왼쪽 가슴엔 김일성 주석·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얼굴이 새겨진 배지를 달고 있었다. 싱가포르와 한국 등 취재진이 거꾸로 이들을 취재해 서로 모습을 카메라에 담는 진풍경이 벌어지기도 했다.

김 위원장은 전날(10일) 싱가포르 창이국제공항에 도착한 시점부터 공항에서 숙소인 호텔로, 호텔에서 싱가포르 대통령궁인 이스타나로, 이스타나에서 다시 호텔로 3차례 공개 이동을 했다. 김 위원장의 이동 동선 내내 싱가포르 정부의 모터게이트로 호위를 받았고, 통제선 밖에 진을 친 세계 각국에서 모여든 취재진과 싱가포르 지역민들의 크고 작은 카메라 앞에 모습을 노출했다. 3대(代)를 내려온 은둔의 지도자 이미지를 벗고 정상국가의 리더처럼 위풍당당하게 보이려는 모습이었다.

트럼프 장관과 함께 전날 싱가포르에 도착한 폼페이오 장관이 11일 트위터에 싱가포르 리츠칼튼 밀레니아호텔에서 실무회담을 하는 성 김 주 필리핀 미국 대사(위)와 최성희 북한 외무성 부상(아래 오른쪽)의 사진을 올리고 "북미 실무회담은 실질적이고 세부적이었다"고 밝혔다. 폼페이오 장관 트위터 캡처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는 이날 김 위원장과 리셴룽(李顯龍) 싱가포르 총리의 전날 정상회담 내용을 소개했다. 김 위원장은 이 자리에서 “훌륭하고 아름다운 싱가포르공화국을 방문하게 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정부와 조선 인민을 대표하여 싱가포르 정부와 인민들에게 진심으로 되는 인사와 훌륭한 축원을 전한다”고 밝혔다. 리 총리는 이에 대해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이 자국을 조·미(북·미) 수뇌회담 장소로 선정해 준 데 대하여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역사적인 이번 조·미 수뇌회담이 조선반도에서의 평화와 안정을 이룩하는 데 중요한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을 표명했다.

김 위원장이 전날 북·싱가포르회담에서 수행단을 리 총리에게 일일이 소개하고 모두(冒頭)발언을 하는 모습은 고스란히 녹화돼 싱가포르 정부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 페이스북 계정에도 공개됐다.

싱가포르=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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