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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듯 닮은' 두 승부사…통 큰 협상 '브로맨스' 보여주나

입력 : 2018-06-11 18:26:00 수정 : 2018-06-11 21:2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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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트럼프 스타일로 본 회담 전망 / 자신감 가득 찬 독재자 김정은 / 사업가 출신의 이단아 트럼프 / 독단적 성향 등 공통분모 많아 / “상대방에게서 자신 모습 볼 것” / ‘정상국가 도자·평화의 주역’ / 목표 달성 위해 서로 꼭 필요 / ‘찰떡 케미’ 과시 기대감 커져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 싱가포르 카펠라 호텔에서 만나면 ‘다른 듯 닮은’ 스타일로 ‘통 큰’ 협상 결과를 내놓을지 모른다는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두 지도자가 첫 만남에서 마치 거울을 들여다보듯 상대방으로부터 자신의 모습을 보는 ‘찰떡 케미’를 과시하면서 브로맨스를 형성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는 11일(현지시간) ‘늙다리, 꼬마 로켓맨을 만나다, 트럼프와 김정은은 많은 공통점 가진 적수’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독재자에게서 국제사회의 기존 질서를 불신하고, 역사에 획을 긋는 데 목마른 이단아로 때로는 두려움의 대상인 자신의 모습을 본다”고 지적했다.
숨죽인 센토사섬 싱가포르 경찰 순시선이 11일 북·미 정상회담 장소인 카펠라 호텔이 있는 센토사섬 인근 해역을 순찰하고 있다.
싱가포르=EPA연합뉴스
 
두 지도자는 첫 대면부터 칭찬과 비난을 뒤섞어가며 상대방을 허물어뜨리려는 공방전을 전개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두 사람이 서로 호언장담을 주고받고 독단적인 지도자 스타일을 숨김없이 드러내다 보면, 나이와 성장 배경 및 문화의 차이에도 서로가 매우 비슷하다는 느낌이 들 수 있다.

미국의 대표적인 ‘친트럼프 매체’인 폭스뉴스의 ‘폭스 앤드 프렌즈’ 진행자 애비 헌츠먼이 10일 트럼프와 김정은을 ‘두 명의 독재자’로 지칭했다가 사과했다. 그렇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김 위원장을 보면서 ‘독재자’인 자신의 모습을 볼 것이라는 주장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실제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등 독재자를 두둔하거나 동경하는 듯한 태도를 보여왔고, 21세기 중국의 황제로 등극한 시진핑 국가주석에 대한 부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트럼프는 또 김 위원장에 대해서도 젊은 나이에 권좌를 차지하고 이를 잘 지키고 있다고 평가하고, ‘똑똑한 친구’(smart cookie)로 부르기도 했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비전통적인 ‘공포의 존재’라는 정치적 이미지를 공유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통해 역사책에 ‘위인’으로 기록되고 싶어 한다. 김 위원장은 북한의 획기적인 경제 발전을 이룩하고, 북한이 국제사회에서 정상 국가로 대접받기를 바라고 있다. 두 지도자 모두 이런 ‘희망 사항’이 현실화되도록 하려면 상대방이 간절히 필요하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은 이미 6·12 싱가포르 회담이 첫 만남이고, 2차·3차 회담으로 이를 이어간다는 데 의견일치를 보았다. 미국 정치전문지 폴리티코는 이 때문에 이번 회담을 ‘첫 데이트’라고 불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부동산 개발업자 출신이다. 그는 국제 문제를 다룰 때도 부동산 거래처럼 한다. 트럼프는 거래하려면 일단 당사자끼리 인간적인 신뢰를 쌓아야 한다고 믿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 위원장과의 이번 만남을 ‘서로를 알아가는 상견례 회담’이라고 규정했다. 그는 북한 핵 문제와 같은 까다로운 현안을 풀어가는 데 먼저 필요한 게 김 위원장과의 신뢰 관계 구축이라고 본다.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나라 지도자와의 관계 형성 과정에서도 ‘직관’을 중시한다. 그는 “김 위원장과 만나면 1분 이내에 그의 비핵화 의지를 알아낼 수 있다”고 장담했다. 김 위원장도 집권 7년 차를 맞아 자신감에 차 있다. 이제 핵보유국 지도자로서 문재인 대통령, 트럼프 대통령, 시진핑 주석 등 그 누구와도 당당히 대좌하겠다는 태도를 보인다. 김 위원장과 트럼프 대통령의 넘치는 자신감이 빅딜의 원동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

워싱턴=국기연 특파원 ku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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